인천공항 입점 불발 후폭풍... 롯데면세점, 인력 구조조정 나선 이유
롯데면세점, 임원 급여 20% 삭감...희망퇴직 예고하기도 면세업계, "롯데면세점 특히 인건비 부담 컸을 것"..."직원 근속연수 높아" "결정타는 인천공항 불발"...인천공항 매출 비중 90% VS 김포 1.5%
[녹색경제신문 = 서영광 기자] 면세업계가 지난 2019년까지만 해도 호황을 누렸으나, 사드(고고도 미사일 방어 체계)와 코로나19 사태 이후 업황 부진이 장기화되면서 최근까지도 실적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특히 국내 1위 롯데면세점은 임원 급여를 20%가량 삭감하고, 희망퇴직을 예고하는 등 허리띠 졸라매기에 나섰다.
이에 면세업계에선 면세점들 중에서도 롯데면세점의 인건비 부담이 특히 컸을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근속연수가 높은 인력들이 대거 밀집돼있는데다가, 최근 인천국제공항 입찰까지 실패하면서 롯데면세점이 인력 감축에 나설 수밖에 없었을 것이란 분석이 제기된 것이다.
1일 <녹색경제신문>의 취재를 종합하면 롯데면세점이 최근 사업 및 인력 감축에 나선 가운데 인천국제공항 면세점 입찰 실패가 구조조정에 등에 결정적 영향을 미쳤단 해석이 나온다.
최근 시내면세점의 매출은 줄고, 공항 면세점의 매출이 늘고 있는 상황에서 지난해 입찰에서 탈락한 롯데면세점의 부담이 커지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면세점협회에 따르면 지난 4월 시내면세점을 방문한 외국인 관광객 매출은 8968억원으로 전년 대비 1.2%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동월 공항면세점의 외국인 관광객 매출은 973억원으로 전년 대비 72.2% 증가했다.
또한 업계에 따르면 앞서 면세점들이 호황을 누리던 시절 롯데면세점은 고비용 인력을 대거 유입시켰다. 더불어 롯데면세점은 다른 면세점들과 비교해 오래된 업력을 자랑하기 때문에 근로자들의 근속 연수도 비교적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지난 1분기 주요 면세점들 가운데 롯데면세점은 홀로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지난 1분기 롯데면세점의 매출은 8196억원, 영업손실은 279억원이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8.7% 소폭 증가했으나, 3개 분기 연속 영업손실을 이어왔다.
반면 국내 2,3위 사업자인 신라와 신세계면세점은 지난 1분기 각각 59억원, 72억원의 영업이익을 냈다.
한편 롯데면세점은 지난 3월 김포공항 DF2(주류·담배 판매) 구역의 사업권을 쟁취했다. 기존 화장품·향수 판매 사업을 운영하던 DF1 구역에 이어 김포공항 내 면세점 사업권을 독점하게 된 것이다.
하지만 김포공항이 전체 시장에서 차지하는 매출 비중이 매우 적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업계에선 롯데면세점이 김포공항을 독점했음에도 인천공항 입찰 불발로 인한 인한 매출 감소 폭을 상쇄하기는 어렵다는 설명을 내놨다.
면세업계 관계자는 1일 <녹색경제신문>에 "인천국제공항의 입찰을 놓친 것이 롯데면세점에겐 결정타를 미쳤다"며 "특히 면세업계가 잘나가던 시절 채용한 인력들이 근속연수가 높아지면서 인건비 부담 등이 커졌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어 "롯데면세점이 김포공항을 독점하더라도 인천공항에 비하면 김포공항 출국장 면세점의 매출은 지극히 적기 때문에 인력 감축 및 구조조정을 피할 수 없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실제로 지난 2022년 기준 인천국제공항 출국장 면세점의 연매출은 90%를 차지한 반면, 김포국제공항은 1.5%에 그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