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 군인 맞춤 서비스 확대하는 이유는?

나라사랑카드 사업자 선정 앞둔 포석 MZ세대 신규고객으로 유치 가능해

2024-07-02     박금재 기자
[사진=기업은행]

[녹색경제신문 = 박금재 기자] 은행권이 군장병의 금융 혜택을 강화하는 데 힘을 쏟고 있다. 군심(軍心)을 사로잡아 나라사랑카드 3기 사업자 선정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더불어 군장병을 고객으로 포섭하게 되면 장기 충성고객을 얻는 효과를 누릴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2일 은행권에 따르면 신한은행은 지난달 직업군인, 군인연금수급자, 군인공제회 회원에게 우대금리를 제공하는 입출금 계좌 '신한 군인행복 통장'을 출시했다.

군인행복 통장은 기본금리 연 0.1%에 우대금리 2.9%포인트를 더해 최고 3.0% 금리가 적용되는 입출금 계좌다. 우대금리는 ▲국군재정관리단으로부터 정기급여 또는 군인연금 입금 ▲신한 국방복지카드를 보유하고 결제계좌를 신한은행 계좌로 등록 중 1개 이상 조건을 충족하면 된다. 직업군인, 군인연금수급자, 군인공제회 회원이 신규로 가입할 수 있고 잔액 200만원까지 우대금리를 제공한다. 

신한은행은 지난 3일 ‘군(軍) 상생금융 패키지’를 시행하며 ‘군인행복대출’, ‘쏠편한 군인대출’ 금리를 0.4%포인트 인하하고 최대한도를 1억5000만원에서 2억원으로 상향했으며 ‘군인생활안정자금 대출’ 금리는 0.7%포인트 인하했다. 또한 병역명문가 고객들에게 대출 관련 혜택을 제공하기 위해 신한은행 CSS신용대출 상품에 ‘병역명문가 우대금리(0.5%)’를 신설했고 최고금리 연 5%를 제공하는 ‘신한 플랫폼 적금(병역명문가)’도 5만좌 한도로 출시했다.

기업은행도 나라사랑카드의 혜택을 확대하며 군장병들을 사로잡기 위한 경쟁에 가세했다. 나라사랑카드의 할인율을 대폭 높인 것이다. 

기업은행은 군마트(PX) 최대 할인율을 기존 10%에서 최대 20%로 대폭 상향했다. 건당 결제금액 ▲3만원 이상 시 5% ▲7만원 이상 시 10% ▲10만원 이상 시 20%의 할인율을 적용한다. 월 최대 할인 한도도 기존 2000원에서 5만원으로 높였다. 

더불어 기업은행은 군인들을 위한 맞춤 금융서비스 'IBK군인라운지'도 출시했다. IBK군인라운지는 장병들이 금융 및 복무 일정을 관리하며 장병 특화서비스와 군생활 팁을 제공받을 수 있는 자산관리 서비스이다. 현역군인은 물론 입대예정자와 전역 군인도 이용할 수 있다. 나라사랑카드, 장병내일준비적금 등 전 금융권에서 가입한 장병 금융상품을 하나로 모아 관리하고 진급, 전역일, 월급날 등 복무일정도 확인할 수 있다.

업계는 은행들이 군인 맞춤형 서비스를 확대하는 이유를 놓고 나라사랑카드 3기 사업자 선정을 위한 것이라는 해석을 내놓고 있다. 현재 국방부는 나라사랑카드 3기 사업자 선정 일정을 검토하고 있는 가운데, 은행들이 선제적으로 나서 점수를 얻으려 노력하고 있다는 것이다.

앞서 국방부는 당초 2025년말까지 예정됐던 2기 사업자의 게약기간을 1년 더 연장하는 방안을 검토했지만 형평성 논란이 불거지며 내부검토를 거쳐 예정대로 진행하기로 했다. 이에 늦어도 내년 1분기 안에는 사업자 선정 절차가 시작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나라사랑카드 3기 사업장으로 선정되기 위해서는 군장병들을 도우려는 노력이 돋보여야 한다는 의견이 업계 다수다. 이전까지 나라사랑카드 사업자 평가위원 다수가 군인으로 구성됐기 때문이다. 2기 사업자 선정 평가위원 구성을 살펴보면 15명 가운데 10명이 현역 간부(6명)과 현역 병사(4명)로 구성됐다. 

나라사랑카드 사업장으로 선정되면 최소 20만명에 달하는 20대 남성들을 신규고객으로 유치할 수 있을 전망이다. 특히 젊은세대 고객 유치 측면에서 인터넷은행에 밀리고 있는 시중은행들은 나라사랑카드 사업이 절실할 것이라는 목소리도 나온다.

금융권 관계자는 "MZ세대를 신규고객으로 유치하는 데 애를 먹고 있는 시중은행에겐 나라사랑카드가 큰 힘이 될 수도 있다"면서 "현실적으로 군장병에게 금융혜택을 많이 안겨줄 수 있는 은행이 나라사랑카드 사업장으로 선정될 가능성이 높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