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웃었던 3대 가상자산거래소...비트코인 추가 하락 전망에 하반기 실적 '흐림'

업비트·빗썸·코인원, 비트코인 불장에 1분기 호실적 2분기 실적, 거래량 감소 불구 전년비 실적 개선 예상 대규모 물량 매도 우려...하반기 비트코인 추가 하락 가능성 有 빠르게 얼어붙는 가상자산 투자 열기...거래량 절반 이상 증발

2024-07-09     정수진 기자
비트코인

[녹색경제신문 = 정수진 기자] 상반기 비트코인 불장에 간만에 웃은 3대 가상자산거래소(업비트·빗썸·코인원)들이 대내외 불확실성 증대로 하반기 다시 부진한 성적표를 받아드릴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지난 1월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비트코인 현물 ETF의 상장을 승인한 후 비트코인 가격이 사상 처음 1억원을 돌파했다. 이를 바탕으로 국내 가상자산 투자가 살아나면서 업비트·빗썸·코인원 등 3대 가상자산거래소는 1분기 호실적을 거뒀다.

지난해 150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던 빗썸은 올해 1분기 620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당기순이익은 919억원으로 지난해 한 해 동안 순이익(243억)의 3배 수준이다. 

코인원 역시 올 1분기 매출액과 당기순이익 모두 급증했다. 코인원 2대 주주인 컴투스홀딩스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코인원의 1분기 매출액은 132억원으로 직전 분기(62억원) 대비 2배 이상 증가했다. 당기순이익은 44억원으로 직전 분기(8억) 대비 5배나 급증했다. 

실제 업비트를 운영하는 두나무의 거래 플랫폼 매출은 5311억원으로 지난해 동기 대비 74.2% 늘었다. 이 중 수수료 매출은 5248억원을 기록하며 지난해 동기와 비교해서 76%나 증가했다. 

올해 1분기 양호한 실적을 거둔 3대 가상자산거래소가 2분기에도 무난한 실적을 낼 것으로 전망된다. 한 가상자산거래소 관계자는 "비트코인 가격 약세로 2분기 거래량이 1분기 대비 많이 줄었다"며 "이에 따라 2분기 실적이 1분기 대비 좋을 수는 없지만 전년 동기 대비 개선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하지만 일본 가상자산거래소 '마운트곡스발' 대규모 물량 폭탄 우려, 독일 정부의 비트코인 매도 등에 하반기 비트코인의 추가 하락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2014년 파산한 거래소 마운트곡스는 오는 10월 31일까지 90억 달러가 넘는 비트코인을 고객에게 상환해야 한다. 이를 상환받은 투자자 중 상당수가 매도할 경우 실질적인 수급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아울러 독일 정부의 대규모 비트코인 매도 가능성도 가상자산 하방 압력으로 작용하고 있다.

독일 정부는 지난달 19일(현지시간)부터 현재까지 약 2만6000여개의 비트코인 수를 매도했다. 이는 약 2조1115억원치다. 시장에서는 독일 정부가 이같은 매각 속도를 유지하면 이틀 안에 잔고가 소진될 것으로 보고 있다. 

가상자산 하락장에 거래량이 다시 바닥을 찍을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면서 3대 가상자산거래소 하반기 호실적에 대한 기대감도 점점 사라지고 있다. 

한 가상자산 관계자는 "금리 인하 시기가 계속 미뤄지고 있는 가운데 하반기 대규모 매도 물량이 쏟아질 것이란 우려가 나오면서 가상자산 투자 열기가 꺾이고 있다"며 "매출의 거의 100%가 수수료 수입이라, 거래 수수료 감소는 실적 하락으로 이어진다"고 말했다.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 57분 기준 비트코인은 전일 대비 2.41% 상승한 7828만원에 거래 중이다. 

가상자산 대장주인 비트코인 가격이 8000만원 선 아래로 떨어지면서 가상자산거래소들의 24일 거래량도 눈에 띄게 줄었다. 

빗썸의 24시 거래량은 2조원 초중반대에서 1조원 초반대로 하락했다. 

지난 3월 초 20조원을 돌파했던 업비트의 24시 거래량은 현재 1~2조원대, 10분의 1 수준으로 줄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