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기발광 디스플레이에는 ‘이것’이 없다
보호할 유기물이 없어 ‘봉지층’ 없어도 봉지층, 외부 물질·충격으로부터 보호 공정 단순해지지만… 가격·생산성 문제
[녹색경제신문 = 이선행 기자] 무기발광 디스플레이(iLED)는 유기발광 디스플레이(OLED)보다 구조가 단순하다. 외부 물질과 충격으로부터 디스플레이를 보호하는 ‘봉지층’이 없기 때문이다.
문승재 유니스트 미래소재·디바이스 연구실 박사후연구원은 “유기 발광재료들은 수명이 짧고 수분 등에 약해 이를 보호하는 봉지층을 빈틈없이 만드는 기술이 매우 중요하다. 반면 무기 발광 재료들은 대기 중에서 버틸 수 있기 때문에 봉지층이 필요 없다”고 말했다.
유기발광 디스플레이는 크게 3개 층으로 이뤄진다.
맨 밑에는 빛을 내는 소자를 작동시키는 트랜지스터가 박힌 ‘TFT층’이 위치한다. 빨강, 초록, 파랑 등의 빛을 내는 소자가 붙은 ‘발광층’이 그 위에 자리하며, 제일 위에 봉지층이 놓인다.
봉지층이 없어 공정 자체는 단순해지지만 해결해야 할 과제는 산적하다. 가격과 생산성이다.
이정노 한국전자기술연구원 수석연구원(이하 이 수석연구원)은 “유기발광 디스플레이는 유리기판 단위로 한꺼번에 공정이 진행되는 반면 무기발광 디스플레이는 개개의 화소를 일일이 붙여야 한다. 장비로 옮기는 과정은 마치 ‘모내기’와 같다”며 “큰 사이즈의 디스플레이에 모내기 하듯 간격을 벌려 심는 공정은 수율 관리도 어렵고 비용 또한 만만치 않다”고 말했다.
지난해 삼성디스플레이가 선보인 89형 마이크로 LED(MNA89MS1BACXKR) 모델의 출고가는 1억 3천만 원이다. 마이크로 LED는 무기발광 디스플레이의 한 종류다.
업계에서는 일반 사람들이 접근할 수 있는 수준의 가격대로 떨어지기까지는 적지 않은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한다.
높은 가격에 생산성까지 잡아야 해 쉽지 않지만, 여전히 가능성 있는 매력적인 시장임은 분명하다. 더 밝은 화면(고휘도)을 손상 없이 오랫동안 볼 수 있다.
이 수석연구원은 “스마트폰이든 웨어러블 기기든 텔레비전이든 먼저 열리는 시장에서의 가격은 비쌀 것이다. 기존 제품과 무얼 차별화해 소비자들을 공략하는 것이 좋을지 생각해야 한다”고 짚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