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수기에도 해상운임 특수 누린 HMM…2분기 깜짝 실적 달성하나
HMM 올해 2분기 영업익 컨센서스, 7261억원으로 집계 전통적 비수기임에도 홍해 사태 등 대외변수로 해상운임 상승
[녹색경제신문 = 정창현 기자] 글로벌 해상운임이 지속적으로 상승하면서 국적선사 HMM의 2분기 영업이익이 급등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2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HMM의 올해 2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7261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년 동기 대비 353% 가량 증가한 수준이다.
2분기가 해운업계의 전통적 비수기임에도 불구하고 HMM의 영업이익 급등 전망이 나오는 것은 글로벌 해상운임 지수가 치솟았기 때문이다.
글로벌 해상운임의 수준을 보여주는 지표인 상하이컨테이너 운임지수(SCFI)는 2일 기준 3332.67포인트를 기록했다. 전주 대비 115.2포인트 감소해 4주째 하락 추세를 보이고 있지만, 여전히 해운업계의 호황을 전망할 수 있는 3000포인트대를 유지하고 있다.
글로벌 해상운임이 상승하는 가장 큰 이유 중 하나는 예멘 후티 반군의 선박 공격으로 인해 홍해가 막히는 이른바 ‘홍해 사태’ 때문이다.
지난해 12월부터 예멘의 후티 반군이 아시아와 유럽을 잇는 수에즈 운하에서 선박을 공격하면서, 글로벌 선사들이 수에즈 운하 대신 남아프리카공화국의 희망봉으로 우회하는 경로를 채택해왔다. 여기에 가뭄에 따른 수량(水量) 부족으로 인해 파나마 운하의 선박 운항이 차질을 빚는, 이른바 ‘선박 병목 현상’도 해상운임 상승에 영향을 미쳤다.
아울러 미국이 자국으로 수입되는 중국산 제품에 대해 고율 관세를 부과하겠다는 방침을 발표하자, 중국이 높은 운임으로 수출 물량을 밀어내고 있는데 이 역시 해상운임 상승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나온다.
해운업계 관계자는 “이스라엘 전쟁 등 지정학적 변수로 해상운임이 꾸준히 올랐고 중국발 밀어내기 현상까지 겹치면서 영업이익 컨센서스가 올랐다”고 말했다.
HMM은 이미 지난 1분기에도 전년 동기 대비 33% 가량 증가한 4070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한 바 있다. 당시에도 홍해 사태 등의 영향으로 호실적을 기록했다는 분석이 있었는데, 현재 SCFI는 그 당시보다 더 높아져 2분기에는 1분기를 뛰어넘는 영업이익을 거둘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이러한 특수 상황이 언제까지 지속될 지는 미지수다. 업계 관계자는 “해운업계의 전통적 성수기인 3, 4분기까지는 어느 정도 실적을 기대할 수 있더라도 내년 상황이 어떻게 될 지는 누구도 알 수 없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