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회복 "와타나베 부인 손에 달려"...엔 캐리 트레이드 청산 변수에 글로벌 증시 '출렁'
[녹색경제신문 = 나희재 기자] 미국발 경기 침체 공포로 인해 전날 전 세계 증시가 '블랙 먼데이'를 보낸 가운데 오늘 코스피지수가 하루 만에 4% 급등하면서 반등했다. 코스피지수는 2500선을 회복했으며, 오전 장중 코스닥시장과 코스피시장에서는 매수 사이드카가 발동됐다.
전문가들은 미국발 경기 침체 공포와 더불어 엔화의 급격한 상승으로 인한 '슈퍼 엔저'시대의 종말이 시장 불확실성을 키웠다고 분석했다. 그동안 '와타나베 부인'으로 대표되던 엔 캐리 트레이드 자금에 대한 청산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글로벌 '머니 무브'가 지수 낙폭을 키웠다는 판단이다.
권아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일본중앙은행의(BoJ)의 외환시장 개입 및 7월 금리인상으로 일본 금융당국의 명확한 엔화 약세 방어 의지가 확인됐다"면서 "엔화는 최근 빠르게 강세를 보였던 상황으로 미국 경제지표 부진과 미국채 금리 급락에 미-일 금리차 빠르게 축소되며 달러/엔 환율 장중 140엔대 초반 부근까지 하락했다"고 말했다.
이어, "미-일 금리 차 축소 속도를 고려해도 최근 엔화 강세 속도 빠르다"면서 "당분간 미국채 금리 변동성 확대와 맞물린 엔 캐리 트레이드 청산 가능성이 달러/엔 환율의 추가 하락을 자극할 가능성 높다"고 덧붙였다.
한편 아시아‧유럽의 주요 증시가 폭락하면서 뉴욕증시 주요 지수는 금요일보다 더 큰 폭으로 하락해 2년 만에 최대 낙폭을 기록했다. 5일(현지시간) S&P500 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160.23포인트(-3.00%) 내린 5186.33, 다우지수는 1033.99포인트(-2.60%) 내린 38703.27에 거래를 마감했다.
애플, 엔비디아, 구글 알파벳 등 이른바 매그니피센트7(M7)의 시가총액 또한 하루사이 약1000조원 가량 증발했다. 엔비디아의 주가는 6.26% 떨어진 100.45달러 기록했으며, 알파벳(-4.61%), 테슬라(-4.23%), 아마존(-4.10%)은 나란히 4%대 급락했다. 마이크로소프트(MS)와 메타(구글)의 경우도 각각 -3.27%, -2.54%를 기록했다.
강재현 SK증권 연구원은 "7월 ISM 비제조업지수가 발표되면서 과도한 위험회피 심리는 완화되는 양상"이라며 "ISM 비제조업 지수는 예상치에 부합한 51.4를 기록했고 특히 6월에 부진했던 신규주문, 고용 등이 반등해서 기준선을 상회했다"고 말했다.
이어, "다만 매도세는 여전히 강해 금요일보다는 전일 미국 장의 하락률이 결과적으로는 높았다"라면서 "최근 몇 주에 걸쳐 시스템 펀드들이 대규모 글로벌 주식 베팅을 거두어들이고 있는 가운데 전일 변동성 급등으로 추가적인 포지션 정리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보도 등이 나오면서 시장은 매도로 대응할 수밖에 없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