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해외는] 독일 온풍기 매출 2020년 이전 대로 급감, 왜?
- 녹색 난방 전환 계획, 일반 시민들 설득하는데 기대에 못 미쳐 - 고물가, 고에너지 비용에 히트 펌프 이행에 주저 - 친환경 녹색 에너지 이행 목표 달성에 타격
[녹색경제신문 = 박진아 유럽 주재기자] 독일 연방 난방 산업 협회(Bundesverband der Deutschen Heizungsindustrie, 이하 BDH)가 최근인 7월 29일 발표한 최신 통계 자료에서 독일 시장 내 난방기 제조업체들이 작년 같은 기간 대비 43% 떨어진 히트펌프 난방기 매출 실적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나 소비자들 사이에서 화석연료 기반 연소 난방 시스템 종식에 대한 경각심이 급격히 식은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이 히트 펌트의 독일 시장 내 총 매출 실적은 2020년 대비 35% 감소한 수치로, 사실상 현 중도좌파 성향의 사민-녹색-자유민주당 3당 독일 연합정부에 대한 국민들의 불만과 신뢰 상실을 의미하는 것이라고 BDH 마르쿠스 슈타우트(MArkus Staudt) 독일 연방 난방 산업 협회장은 해석했다.
독일 난방 시장에서 히트 펌프 매출 실적은 2023년에 최고점을 찍은 이후 올 상반기부터 가장 가파르게 곤두박질쳤다.
일각에서는 로베르트 하베크(Robert Habeck) 장관(녹색당 소속)이 지휘하는 독일 연방 경제부 및 환경보호부가 애초에 책정한 예상 히트펌프 난방 전환 목표치를 실현 불가능하리 만큼 높게 책정한 것도 원인이라고 지적한다.
가령, 올 2024년 6월 기준, 히트 펌프 설치 희망 가정은 21%에 불과했다. 당초 독일 정부 정치가들은 최소 히트 펌프 약 50만 대 신규 설치 달성을 기대했지만 올 상반기 신규 설치 건수는 9만 대에 그쳤다. 나머지 올 하반기에도 부진한 매출을 메꿀 만한 대 반전은 일어나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다.
계속되는 에너지 가격 인상에 불안해하는 독일 국민들은 획기적인 정치적 개입이 없는 한 신규 히트 펌프 난방 시스템 전환에 쉽게 동참하지 않을 것 같다.
또, BDH의 통계 보고서는 그 같은 실망스러운 수치의 원인으로써 정부가 시민들에게 친환경 녹색에너지 전환 정책의 일환으로써 히트펌프 난방과의 연관성, 히트 펌프 설치와 관련된 건물 에너지법, 도시 난방 계획, 보조금 관련 정보를 제대로 홍보 및 설명하지 않은 것도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반면에 석유 연료 난방기의 매출은 올 들어서 총 5만 5,000가 판매돼 예년에 비해 매출은 14%가 증가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시작 이후로 전기 사용료 또한 정상화될 기미가 보이지 않아 매일 변화하는 석유와 휘발유 가격에 민감한 독일 소비자들은 값비싼 전기 히트 펌프 대신 화석연료 방식 난방기 구입을 선택하는 것으로 보인다.
특히 무더위와 폭우 등 기상이변 잦았던 독일 농가나 외곽 지역 가정 지하실에 설치돼있던 기성 화석연료 난방기의 침수로 인한 손상 후 새 대체 난방기 구입 시에 대체로 화석연료(난방유) 방식 난방기로 일대일 교체한 것도 석유 난방기 매출을 높이는데 기여했다.
BDH에 따르면, 독일 전역의 사무실 및 가정용 건물에 설치돼 있는 석유 및 난방유 방식 난방기의 절반가량은 기술적으로 노후돼 교체가 필요한 상태임에도 불구하고 히트 펌프로의 교체 참여율이 낮은 것이 문제점으로 꼽힌다.
BDH는 또 이에 대한 정부 차원의 직접 개입이 있지 않는 한 독일은 탄소중립 목표치 달성에 실패할 수 있다고 경고해 올겨울 히트 펌프 수출에 기대를 걸고 있는 국내 난방기 제조업체들의 시장 매출 계획에 조정할 필요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