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ELS 손실 또 늘어나나...홍콩H지수 빠지자 시중은행 '벌벌'

5대 은행, 8월 홍콩 ELS 만기액 3437억원 이달 말 6000선 지킬 시 손실액 273억원 5500선까지 밀리면 496억원으로 불어나 국민은행과 우리은행은 손실액 없을 듯

2024-08-07     강기훈 기자

[녹색경제신문 = 강기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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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홍콩H지수를 비롯해 세계 주가가 휘청이고 있다. 이에 홍콩H지수를 기초로 한 주가연계증권(ELS) 손실이 당초 전망보다 더 확대될 전망이다. 

7일 금융권에 따르면,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이 판매한 홍콩 ELS 중 8월 내 만기가 도래하는 원금 규모는 3437억원 수준이다. 

시뮬레이션 결과, 홍콩H지수가 이달 말 6000선을 지킬 시 손실액은 최대 273억원일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5500선까지 밀리면 손실액은 496억원으로 불어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홍콩H지수를 비롯한 세계 주가가 하락세에 접어들자 은행권은 긴장한 모습이 역력하다. 홍콩H지수가 6500을 회복할 경우 8월 손실액은 9억원에 그친다는 시뮬레이션 결과도 있었다.

앞서 지난 1월 22일 4943.2를 기점으로 홍콩H지수는 반등에 성공해 5월 20일 6986.2까지 올랐다. 이에 5대 은행은 1분기 홍콩 ELS 손실 배상을 염두에 두고 1조6650억원의 충당 부채를 쌓았으나 지수가 반등하자 일부 금액을 환입한 바 있다. 

그러나 나스닥과 니케이 지수가 최근 큰 폭으로 하락하면서 홍콩H지수 또한 밀리는 모습이다. 7일 기준 5967.78에 머물며 좀처럼 6500선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만약 지수가 현재와 비슷한 흐름을 보일 경우 9월 손실은 더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은행권 시뮬레이션에 따르면, 9월 홍콩H지수가 6000일 때 806억원의 손실이 발생할 것으로 예측된다. 5500까지 내려가면 1868억원 가량 손실액이 발생할 전망이다. 

한편, 우리은행과 국민은행의 경우 손실액이 발생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우리은행의 홍콩 ELS 판매 잔액이 다른 시중은행 대비 월등히 적기 때문이다. 

또 국민은행은 대다수 홍콩 ELS 상품이 '녹인'형 조건을 달고 있다. 녹인 형 ELS는 '가입 기간에 한 번이라도 기초자산 가격이 가입 시점보다 50% 이상 하락' 같은 조건이 붙은 상품이다.

3년 전인 2021년 8월 홍콩H지수가 이미 8600선까지 밀린 바 있다. 즉 지수가 4300이 되지 않는다면 손실이 발생하지 않는 구조다. 현재 6000선에 머물러있기 때문에 손실이 발생할 가능성이 적을 수밖에 없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홍콩H지수의 향방을 쉽게 예측할 수 없지만 최근 니케이, 나스닥 지수가 폭락 후 다시 반등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며 "다시 홍콩H지수가 우상향할 가능성도 배제할 순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