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보 3강' 메리츠화재, 파죽지세 이어갈까?... "실적 기상도 밝음"
메리츠화재, 올 1분기 순이익 4909억원 기록... 분기 기준 '역대 최대' IFRS17 도입 후 현대화재 제치고 삼성화재·DB손보와 ‘빅3’ 형성 장기보험 중심의 매출 성장 전략 주효... '미래 수익성 지표' CSM도 10조원 이상 확보
[녹색경제신문 = 이준성 기자] 메리츠화재의 '파죽지세'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 1분기에 이어 2분기 실적에도 청신호가 켜졌다는 관측이 나온다. 장기보험 중심의 매출 성장 전략이 여전히 유효하다는 분석이다.
9 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메리츠화재의 올 상반기 실적은 오는 14일 메리츠금융지주의 기업설명회(IR)에서 공개될 예정이다.
이에 대해 보험업계 안팎에서는 메리츠화재의 실적 성장세가 계속될 것이라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최근 증권가의 경우 메리츠화재가 올 2분기 전년 동기 대비 6% 증가한 4440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지난 1분기 메리츠화재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3.8% 상승한 4909억원의 순이익을 달성하며 분기 기준 역대 최대 실적을 남긴 바 있다.
보험업계 한 관계자는 "메리츠화재가 양질의 신계약을 꾸준하게 늘리며 수익성을 끌어올리고 있다"며 "이익 체력이 견고한 만큼 실적에서 주춤할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전했다.
메리츠화재는 지난해 새 국제회계제도(IFRS17) 도입 후 삼성화재, DB손해보험과 함께 '손보 빅3'에 등극했다. 2022년까지만 해도 현대해상과 업계 3위를 두고 다퉜으나 지난해 역대 최대 실적을 거두며 치고 올라오는 데 성공했다.
메리츠화재의 지난해 순이익은 1조5748억원으로 삼성화재(1조7554억원)에 이어 업계에서 두 번째로 높았다. DB손보와 현대해상의 지난해 순이익은 각각 1조5367억원, 8057억원이었다.
메리츠화재의 이 같은 성장세는 장기보험 확대에 주력한 결과로 풀이된다. 메리츠화재의 장기보험 원수보험료는 2020년 7조8933억원에서 지난해 9조5853억원으로 21.4% 늘었다. 이에 따라 메리츠화재는 지난해 보험손익 1조4791억원 가운데 98.3%에 달하는 1조4717억원을 장기보험에서 거뒀다.
장기보험에 집중하며 미래 수익성을 탄탄히 쌓았다는 점도 메리츠화재의 행보에 힘을 더한다. 지난 1분기 말 기준 메리츠화재의 보험계약마진(CSM)은 10조7430억원으로, 삼성화재(13조7120억원), DB손보(12조4440억원)와 함께 10조원을 넘겼다.
CSM은 지난해 새 국제회계제도(IFRS17) 도입에 따라 떠오른 '핵심' 수익성 지표로, 보험사는 보험 기간 동안 일정 비율로 CSM을 상각처리해 수익에 반영한다. 장기보험의 경우, 상대적으로 계약기간이 길어 CSM 확보에 유리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국신용평가 김선영 수석연구원은 최근 메리츠화재 관련 보고서를 통해 "향후 CSM 상각을 통한 안정적인 보험이익 발생이 예상된다"며 "IFRS17 체제에서도 우수한 실적을 유지할 수 있을 전망"이라고 말했다. 이어, "장기보험 보유계약에서 보험이익이 안정적으로 발생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메리츠화재는 MG손해보험 인수전에 '깜짝 참전'해 보험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보험업계와 예금보험공사 등에 따르면 MG손보 매각 주관사인 삼정KPMG가 지난 8일 오후 3시 재입찰을 마감한 결과 메리츠화재가 인수 의사를 밝혔다. 이에 따라 MG손보 인수전은 메리츠화재와 사모펀드(PEF)인 데일리파트너스, JC플라워가 참여하는 3파전으로 치러지게 됐다.
또다른 보험업계 관계자는 "지난 5월 M&A 기회를 모색할 것이라고 밝힌 메리츠금융지주 김용범 부회장의 의지가 반영되지 않았나 싶다"며 "메리츠화재가 MG손보 인수를 통해 외형 성장을 노리는 것 같다"고 전했다. 이어, "금융당국에게 '숙제'와 다름 없는 MG손보를 선뜻 인수해 당국으로부터 긍정적인 눈도장을 받겠다는 생각도 없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