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S그룹, 내부거래 혐의 공정위 과징금 '40억원 확정'...일부 승소 '189억원 취소'

[녹색경제신문 = 박근우 기자]

계열사 간 '내부거래(일감 몰아주기)'를 한 혐의를 받은 LS그룹에 40억여 원의 과징금이 확정됐다. 

LS그룹이 "과징금을 취소해달라"며 소송을 냈지만 1·2심에 이어 대법원도 부당지원 행위라고 판단했다.

다만 대법원은 공정거래위원회의 259억 원의 과징금 처분 가운데 189억여 원을 취소한 원심 판결을 유지 해 LS그룹은 일부 승소했다.

14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2부(주심 이동원 대법관)는 LS니꼬동제련(현 LS MnM)·LS·LS글로벌·LS전선 등이 공정거래위원회를 상대로 낸 소송에서 과징금 40억여 원을 확정했다.

앞서 공정위는 2018년 11월, LS그룹 계열사에 총 260억원에 달하는 과징금을 부과했다.

공정위는 LS가 총수일가의 공동출자로 설립한 회사에 통행세 명목으로 부당한 이익을 줬다고 봤다. 2006년부터 그룹 내 계열사 간 '전기동(동광석을 제련한 전선 원재료)' 거래에 LS글로벌을 끼워 넣고, 중간이윤을 추가하는 방식으로 통행세를 몰아줬다는 혐의였다.

당시 신봉삼 공정위 기업집단 국장은 "LS글로벌이 이중으로 거래수익을 제공받는 구조"라며 "확보된 이익이 LS글로벌 및 총수 주주들에게 귀속됐다"고 설명했다.

과징금을 계열사 별로 살펴보면 LS에 111억4800만원, LS니꼬동제련에 103억6400만원, LS전선에 30억3300만원, LS글로벌에 14억1600만원 등 이었다.

공정위의 처분에 대해 LS 측에선 불복했다. 

LS 측에선 "시세 변동에 따른 위험성을 낮추고 전략적으로 원재료를 공급하기 위한 것이었을 뿐 통행세 거래로 볼 수 없다"며 "모든 회사가 정상거래를 통해 이익을 봤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1심과 2심 법원 모두 LS가 부당지원 행위를 한 것이 맞고 공정위가 내린 시정명령도 적법하다고 판단했다. 

다만 원심(2심) 재판부인 서울고법 행정3부는 지난 2021년 7월 원고들이 부과받은 과징금 총액 259억6100만 원 가운데 189억2200만 원을 취소했다. 구체적으로 LS니꼬동제련에 대한 공정위의 과징금 전액을, LS에 대해선 33억2600만 원을 초과하는 나머지 금액을, LS글로벌은 6억8000만 원을 초과하는 금액을 취소했다. LS전선만 과징금 전액(30억3000만 원)을 인정해 패소 판결했다.

2심은 "과징금은 부당지원 행위가 없었을 때와 있었을 때의 거래가격 차이를 계산한 뒤 부과해야 하는데, 공정위가 전기동 거래 관련해서 산정한 최종 정상가격이 타당하지 않다"고 판단했다.

대법원에서도 공정위는 "정상가격이 합리적으로 산출됐다"고 강조했고, LS 측에선 "전기동 거래 지원행위 자체가 정당하다"고 반박했다.

대법원은 원심 판결을 확정했다.

앞서 2005년 12월 LS그룹은 국내외 비철금속 거래 중개를 명목으로 LS글로벌을 설립했다. 설립 당시 LS글로벌의 자본금 10억 원 중 전체 지분의 51%를 LS가, 구자엽 LS전선 회장의 장녀 구은희 씨 등 총수 일가 12명이 나머지 49%를 보유했다.

2018년 공정위는 LS그룹 계열사들이 12년간 LS글로벌을 부당하게 지원해 공정거래법을 위반했다고 보고 시정명령 처분과 함께 과징금 총 259억6100만 원을 부과했다. LS그룹이 2006년부터 2018년까지 그룹 전선계열사의 주거래 품목인 전기동 거래 단계에 실질적 역할이 없는 LS글로벌을 끼워 넣는 방식으로 이른바 '통행세'를 몰아줘 200억 원 이상의 일감을 지원했다고 봤다. 

LS 총수 일가 및 계열사 대표이사들은 형사 재판도 받고 있다. 2020년 6월 서울중앙지검 공정거래조사부는 고(故) 구자홍 당시 LS니꼬동제련 회장(LS그룹 초대회장)과 구자엽 LS전선 회장, 구자은 LS 회장, 도석구 LS니꼬동제련 대표이사, 명노현 LS전선 대표이사 등을 LS글로벌에 일감을 몰아줘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법을 위반한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구자홍 회장은 2022년 2월 별세함에 따라 공소가 기각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