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 은행 원화대출금 1200조 돌파...연체율 상승은 '걸림돌'
4대 은행, 상반기 원화대출금 1227조4526억원 전년 말 대비 60조7346억원 증가 가계대출과 기업대출이 불어났기 때문 연체율과 고정이하여신비율도 상승하고 있어 "아직 우려할 만한 수준은 아냐"
[녹색경제신문 = 강기훈 기자]
4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의 원화대출금이 1200조원을 돌파한 것으로 드러났다. 기업대출과 가계대출이 동반상승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연체율 또한 상승하고 있어 은행의 자산 건전성에 경고등이 들어왔다는 지적도 나온다.
16일 금융권에 따르면, 4대 은행의 상반기 기준 원화대출금 잔액은 1227조4526억원으로 집계돼 전년 말 대비 60조7346억원 증가했다. 이는 작년 연간 원화 대출 증가액인 36조5020억원을 뛰어넘는 수치다.
은행별로 살펴보면, 하나은행이 전년 말 대비 17조5142억원 늘어 1위를 달렸다. 이어 우리은행(16조1025억원), 신한은행(14조1290억원), 국민은행(12조9889억원) 순이다.
잔액별로 보면 국민은행의 원화대출금이 2분기 말 기준 344조5219억원으로 집계돼 시중은행 중 가장 많았다. 신한은행의 원화대출금은 298조7273억원으로 나타나 2위를 기록했으며 하나은행(297조9187억원), 우리은행(286조2846억원)이 뒤를 이었다.
이처럼 원화대출금이 크게 늘어난 데에는 가계대출과 기업대출이 동시에 크게 증가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최근 서울을 중심으로 한 주택가격이 회복세로 접어들면서 주택담보대출 잔액이 크게 불어나고 있다. 또 당국이 은행권에 가계대출을 관리할 것을 압박하자 은행들이 기업대출로 눈을 돌린 것도 원화대출금 증가의 요인 중 하나다.
한편 대출 자산이 늘어나면서 동시에 은행의 자산 건전성도 악화하고 있다. 국민은행의 경우 올해 2분기 말 기준 0.28%의 연체율을 기록했는데 이는 작년 말 0.22% 대비 0.06%포인트(p) 증가한 수치다. 신한은행과 하나은행은 0.26%에서 0.27%로 0.01%p 증가했으며, 우리은행은 0.26%에서 0.3%로 0.04%p 늘었다.
연체율과 마찬가지로 자산 건전성을 나타내는 지표인 고정이하여신비율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국민은행의 고정이하여신비율은 작년 말 0.31%였으나 올해 2분기 말 0.37%을 기록하며 0.06%p 뛰었다. 신한은행은 0.24%에서 0.25%로 0.01%p 증가했으며 우리은행은 0.18%에서 0.23%로 0.05%p 늘었다. 하나은행만 유일하게 0.26%에서 0.23%로 0.03%p 줄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기준금리가 인하하면 하반기에도 가계대출이 불어나면서 원화대출금 잔액이 증가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이어 "아직 자산 건전성에 크게 악화되진 않았지만 금리 인하 후에도 고금리 상황이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며 "이에 은행들은 대손충당금 적립, 부실채권 매각 등 조치를 통해 자산 건전성을 지키고자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