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상반기 이자이익 30조 육박 '역대최고'...'이자 장사' 비판 거세질 듯

비이자이익 확대 전략 힘 발휘 지지부진 홍콩H지수 ELS 손실배상 여파 순익 감소

2024-08-23     박금재 기자
금감원[사진=녹색경제신문]

[녹색경제신문 = 박금재 기자] 국내 은행권이 올해 상반기 30조원에 육박하는 이자이익을 거둔 것으로 조사됐다. 반기 기준 역대 최대 규모다. 지난해부터 '이자 장사'를 통해서만 수익을 올린다는 비판을 받아 왔던 은행권이 올해 역시 같은 행태를 보인 것이다. 업계는 은행권이 이자 장사를 통해 벌어들인 수익을 상생금융 등 사회에 환원하는 모습을 보이지 않는다면 지난해보다 더욱 큰 비판에 직면할 것이란 관측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은행권이 비이자이익을 확대하겠단 의지를 연초부터 강조했지만 아직까지 눈에 띌만한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면서 "고금리로 인해 고통을 받고 있는 서민들이 대다수인 가운데 은행권이 이를 분담하려는 모습을 보여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22일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2024년 상반기 국내은행 영업실적'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은행들의 당기순이익은 12조60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조5000억원(11.0%) 감소했다. 이자이익이 증가했지만, 비이자이익은 감소하고 영업외손실이 발생한 영향 등을 받았다.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국내 은행의 이자이익은 29조8000억원으로 역대 최대 규모를 기록했던 전년 동기(29조4000억원) 대비 4000억원(1.4%) 증가했다. 

이자수익자산은 4.1%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금리 하락에 따른 순이자마진(NIM) 축소 영향으로 이자이익 증가세는 둔화했다.

비이자이익은 3조40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000억원(11.4%) 감소했다. 수수료이익, 유가증권관련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증가했지만 외환·파생관련이익이 줄었기 때문이다. 

판매비와 관리비는 12조80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000억원(2.3%) 증가했다.

상반기 국내은행의 대손비용은 2조60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000억원(15.9%) 줄었다.

지난해 상반기 대손충당금 산정 방식 개선 영향으로 은행권 대손비용이 큰 폭으로 증가했던 데 따른 기저효과 영향으로 분석됐다.

영업외손익의 경우 주가연계증권(ELS) 관련 충당부채 적립으로 전년 동기(1조원) 대비 2조3000억원 줄어 1조4000억원 적자를 기록했다.

상반기 국내은행의 총자산순이익률(ROA)은 0.67%로 전년 동기 대비 0.12%포인트(p) 하락했고, 자기자본순이익률(ROE)은 9.03%로 같은 기간 1.82%p 떨어졌다.

금감원은 국내은행의 상반기 순이익 감소세와 관련해 "ESL 관련 충당부채(1조4000억원) 등 비경상적 손실이 발생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자이익은 소폭 증가했지만 금리 하락에 따른 NIM 축소 등으로 이자이익 증가세는 둔화됐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