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조 매출’ 넘보는 넥슨… ‘지속 성장’ 자신감 내비친 근거는
'블록버스터' IP로 큰 그림 그린다... 신규 IP 발굴도 지속 슈팅 장르로 타겟 시장 확대 노려... 운영 능력 관건
[녹색경제신문 = 이지웅 기자] 연 매출 4조원의 고지를 바라보고 있는 넥슨이 지난 3일 도쿄에서 CMB(Capital Markets Briefing)을 통해 자사의 비전을 설명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여기서 이정헌 넥슨 일본법인 대표이사가 넥슨의 ‘라이브 서비스’ 역량 및 보유 IP의 확장을 강조했다.
이 대표는 ‘바람의 나라’를 예시로 들면서 “넥슨은 인터넷이 제대로 보급되지 않았을 때부터 이용자들의 라이프 스타일과 사회 현상에 게임 서비스를 접목 시켜왔다”며 “인적 자원에 의해 판가름 나던 라이브 운영을 시스템으로 옮겨왔으며 다양한 장르에 대한 데이터를 가지고 있다”고 밝혔다.
이후 이러한 기조를 유지하면서 IP의 종적-횡적 성장을 이끌어 내 2027년 경 넥슨의 연간 매출을 7조원 수준으로 끌어 올리겠다고 언급했다.
이 대표가 언급한 ‘종적’ 성장이란 블록버스터 IP의 프랜차이즈를 확장시키는 것이다. 이를 위해 ▲IP 기반 신작 출시 ▲플랫폼 확장 ▲고도화된 로컬라이제이션 등과 같은 방법을 사용한다.
이 대표는 넥슨의 ‘기둥’ 역할을 맡고 있는 ▲던전앤파이터 ▲메이플스토리 ▲EA FC 등과 같은 게임에 이와 같은 방법론을 적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넥슨은 2027년까지 ‘던전앤파이터’ IP를 활용한 3가지 신작 ▲퍼스트 버서커: 카잔 ▲프로젝트 오버킬 ▲프로젝트 DW를 출시한다. ‘메이플스토리’ IP는 블록체인 기술과 접목시킨다. 해당 기능을 지원하는 ‘메이플스토리N’을 필두로 ‘메이플스토리 유니버스’를 구축할 예정이다. 또한 ‘EA FC’의 지속적인 서비스를 위해서 EA와의 파트너십을 공고히 유지한다.
한편 ‘횡적 성장’은 위에서 언급한 3개의 게임 이외의 다른 IP들을 지속적으로 발굴해 차세대 IP로 육성시키는 것이다. 이 대표는 이러한 성장을 주도할 게임으로 ‘마비노기’와 ‘블루 아카이브’를 언급했다. 넥슨은 올해 20주년을 맞은 마비노기의 엔진을 교체하는 ‘마비노기 이터니티’ 및 동 IP를 기반으로 한 액션 게임인 ‘빈딕투스: 디파잉 페이트’ 등을 개발하고 있는 중이다. ‘블루 아카이브’로는 게임 뿐만 아니라 애니메이션 등과 같은 콘텐츠 제작을 통해 유저들과 지속적으로 교감할 예정이다.
또한 넥슨 산한의 ‘민트로켓 스튜디오’의 역할도 강조했다. 이 대표는 해당 스튜디오가 “블록버스터 IP들 사이에서 기민하게 움직이면서 새로운 재미를 찾을 수 있을 것”이라 자신했다. 민트로켓은 글로벌 시장에서 인정 받은 ‘데이브 더 다이버’를 제작한 바 있다.
이 대표는 마지막으로 슈팅 장르르 통해 서구권으로 영역을 확장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대표는 “‘더 파이널스’, ‘아크 레이더스’, ‘퍼스트 디센던트’ 등과 같은 게임들을 그룹핑 한 후 조직을 모아서 서포트 중”이라면서 “수십년간 이어온 넥슨의 서구 진출을 장기적인 관점으로 진행될 것이고 여기서 슈팅 게임이 핵심이 될 것”이라 밝혔다.
넥슨이 이러한 전략을 기반으로 목표한 바를 추구할 수 있을 지 관심이 모인다. 해당 회사가 목표로 내건 연 매출 7억원은 쉽지 않은 목표다. 작년 기준 ‘GTA’ IP를 보유한 테이크투인터랙티브의 연 매출이 한화 약 7조2333억원 수준이다.
이 대표가 언급한 것처럼, 세계 시장으로 눈을 돌려도 넥슨 만큼 다양한 라이브 게임 라인업을 갖추고 있는 회사는 찾기 힘들다. 지속적인 라이브 게임 운영은 꾸준한 매출을 담보해 준다는 점에서 매력적이다.
슈팅 게임이 글로벌 시장에서 큰 인기를 누리고 있는 장르인 것도 사실이다. 데이터 분석 업체 뉴주의 통계 자료에 의하면, 작년 기준 전 세계에서 발생한 PC 게임 매출의 14.1%가 슈팅 게임에서 발생했다. 같은 업체에서 분석한 2023년 PC 게임 총 매출액은 약 53조1606억원이다. 이를 종합해 봤을 때, 해당 장르 게임이 단일 플랫폼에서만 약 7조4956억원에 달하는 매출이 나왔음을 유추해 볼 수 있다. 최근 멀티 플랫폼으로 서비스 되는 게임이 많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이보다 더 큰 시장 규모가 형성됐을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더 큰 성과를 내기 위해서 라이브 슈팅 게임을 통해 서구권에서의 영향력을 확장하겠다는 이 대표의 전략은 알맞다. 올해 2분기 기준 넥슨의 서구권 매출 비중은 6%다. 아직 넥슨에게 있어 서구권 시장은 공략의 여지가 남아있는 일종의 ‘노다지’인 셈이다.
이를 위해서는 게임의 운영 능력이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넥슨은 자회사인 엠바크 스튜디오와 넥슨게임즈를 통해 각각 ‘더 파이널스’와 ‘퍼스트 디센던트’를 시장에 내놨다. 넥슨은 해당 게임들을 게임스컴에서 공개하는 등 마케팅 단계에서부터 이를 통한 글로벌 시장으로의 확장 의지를 내비쳤다.
다만 ‘더 파이널스’는 불법 프로그램 관련 이슈를 초기에 잡지 못해 인기가 식은 상태다. ‘퍼스트 디센던트’ 역시 시즌1 업데이트를 통해 출시 초기의 기세를 이어나가고자 했으나, 큰 효과를 얻지는 못한 상태다. 현재 해당 게임들의 스팀 플랫폼 내 동시접속자 수는 각각 1만2천명, 4만6천명 대에 머물고 있다. 절대적으로 나쁘다고 볼 수는 없지만 동 플랫폼 내 해당 게임들의 최고 동시접속자 기록이 각각 24만명, 26만명이였음을 고려한다면 아쉬운 성적이다.
CMB 현장에서도 슈팅 게임의 라이브 서비스 능력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이에 이 대표는 “단편적인 정보로 넥슨의 라이브 서비스 능력에 의심을 가질 수는 있으나 외부에 알려지지 않은 지표다 있다”며 “‘퍼스트 디센던트’의 경우 콘솔 플랫폼에서 매출 및 접속 측면에서 좋은 지표를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지금보다 더 좋은 성과를 내기 위해 슈터 장르에 지속적으로 투자할 것”이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