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상풍력 시장 본격적 골든타임...전문가들 "중국, 유럽산 제품 장악 전 국내 산업 키워야"

- 전문가들, 국내 공급망 강화 및 해상풍력 시장 확대 강조 - 정부의 입찰 제도 개편에 대한 긍정적 평가와 추가 지원 요구

2024-09-05     문홍주 기자

[녹색경제신문 = 문홍주 기자] 5일 국회에서 해상풍력 활성화를 주제로 한 토론회가 개최되었다. 이번 토론회는 해상풍력 산업의 현황과 문제점을 짚어보고, 앞으로의 발전 방향을 논의하기 위해 마련되었다.

토론회에는 정부 관계자, 학계 전문가, 관련 산업계 인사들이 참석하여 해상풍력 발전의 필요성과 활성화 방안을 심도 있게 논의했다.

입찰 평가체계 방식 변경을 통한 국내 산업 육성 촉진

발제는 산업연구원의 이슬기 연구위원이 맡아, 2023년과 2024년 해상풍력 경매 제도의 변화를 중심으로 발표했다. 이 위원은 2023년부터 시작된 입찰 제도의 변화를 설명하며, 입찰 시기와 주기 조정, 비가격 지표의 강화 등을 언급했다.

이슬기 연구위원은 "특히, 입찰 평가 체계를 기존의 가격 위주에서 비가격 지표를 우선 평가하고, 이후 가격 지표를 평가하는 2단계 방식으로 바꿔 국내 산업의 육성을 촉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비가격지표란 가격 외의 요소를 평가하는 것으로 산업 육성, 기술력, 지역사회와의 상생 등을 중점적으로 평가하는 것을 가리킨다. 이러한 비가격 지표에는 산업경제효과, 주민 수용성, 국내 사업 실적, 사업 진행도, 계통 수용성, 안보와 공공역할 등이 있다.

이 연구위원은 “시장이 본격적으로 열리고 있는 지금이 국내 산업의 육성을 위한 마지막 기회”라며, “가격 경쟁력과 기술력에서 앞서는 중국산과 유럽산 제품이 시장을 장악하기 전에 국내 기업들의 경쟁력을 높여야 한다”고 말했다.

중국과 유럽의 경쟁 압박, 풍력산업 경쟁력 지원 정책 필요

발제 후 이어진 토론회에서는 중국과 유럽의 경쟁 압박 속에서 국내 해상풍력 산업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정책적 지원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주를 이루었다.

김범석 제주대학교 교수는 “국내 공급망을 활용한 해상풍력 활성화가 중요하다”며, “시장의 확대가 공급망 형성의 전제 조건이며, 이를 통해 산업 경쟁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교수는 이어 “정부의 정책은 국내 기업들이 해외 기업과 경쟁할 수 있는 기술과 제공을 빠르게 개발하도록 도와야 한다”며, 정부 지원의 실효성을 강조했다.

김종화 한국풍력에너지학회 풍력산업발전 전략위원장은 “해상풍력 산업이 활성화되려면 시장 형성이 우선되어야 하며, 그 후에 공급망이 따라와야 한다”면서 “시장 형성이 공급망과 레벨라이즈드 에너지비용(LCOE, Levelized Cost of Energy)을 낮추는 필수적인 전제 조건”이라고 강조했다. 참고로 LCOE는 특정 에너지원에서 전력을 생산하는 데 드는 총 비용을 해당 전력의 총 생산량으로 나누어 나타내는 경제적 지표를 가리킨다.

그는 이어 “현재 국내 해상풍력 시장은 형성 초기 단계이며, 정부가 정책적으로 더 강력한 지원을 통해 프로젝트가 우선적으로 진행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토론회에 참석한 산업계 관계자들은 정부의 정책 방향에 대해 긍정적인 평가를 하면서도, 실제 산업 현장에서의 어려움을 해소하기 위해 보다 실질적인 지원 방안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중소기업 대표로 참석한 김현도 지오뷰 대표는 “중국산 제품이 국내 시장을 장악하면서 국내 중소기업의 입지가 좁아지고 있다”며, “실질적으로 국내 기업이 공급망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하는 구체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호소했다.

또한 김 대표는 “산업 경제 효과가 강화된 이번 입찰 제도는 긍정적이지만, 중소기업들이 실제로 혜택을 받을 수 있는 디테일한 평가 기준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정부는 해상풍력 활성화를 위해 입찰 제도 개선과 함께, 국내 기업의 참여를 독려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특히, 2024년 하반기부터 해상풍력 입찰 물량이 점진적으로 확대될 예정이며, 이를 통해 국내 해상풍력 산업의 성장을 유도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산업통상자원부 재생에너지 정책과 남명우 과장은 “정부는 업계와 소통을 강화하며, 실질적인 산업 육성 방안을 지속적으로 마련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토론회에 참석한 풍력 업계 전문가는 "이번 토론회는 해상풍력 산업의 발전을 위해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이 의견을 나누고, 정책적 지원 방향을 설정하는 중요한 자리였다"라며 "앞으로의 정책 실행 과정에서 현장의 목소리가 반영된 구체적인 지원 방안이 마련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