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사들이 '돈 안되는' 트래블카드에 총력 쏟는 이유는?..."고객 접점 확대와 데이터 수집 목적"

5대 금융 카드사, '트래블카드' 마케팅에 집중 해외 결제액 증가에도 당장의 수익성엔 '글쎄' 향후 잠재 고객 확보와 신사업 개발에 큰 도움될 것

2024-09-05     정수진 기자
여름

[녹색경제신문 = 정수진 기자] 해외여행객이 꾸준히 늘면서 카드사들이 트래블카드 관련 마케팅에 열을 올리고 있다. 트래블카드는 기본적으로 무료 환전, 수수료 면제 등의 혜택을 앞세우고 있어 수익성이 떨어지지만 2030세대 고객과의 접점을 넓힐 수 있고,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금융상품·서비스를 개발할 수 있어 미래가치가 높다고 판단한 것으로 분석된다.

5일 업계에 따르면, 올해 들어 신한·KB국민·우리·NH농협카드가 잇따라 트래블카드를 출시하면서 5대 금융(KB·신한·하나·우리·농협) 판매 중인 트래블 서비스 가입자는 750만명을 넘어섰다. 

우선 트래블카드 선두주자인 하나카드는 지난달 29일 '트래블로그' 서비스 가입자 수가 600만명을 넘어섰다고 밝혔다. 

지난 3월 출시한 신한카드의 'SOL트래블 체크카드' 가입자 수도 100만명을 돌파했다. 

KB국민카드의 'KB국민 트래블러스 체크카드'(4월 출시)와 우리카드의 '위비트래블 체크카드'(6월 출시), NH농협카드의 'NH트래블리'(7월 출시)의 가입자 수는는 비공개 상태다.

결재액도 빠르게 늘고 있다. 5대 금융 카드사의 올해 1~7월 개인 신용·직불·체크카드 해외결제 금액은 3조5억원으로 전년 동기(1조7739억원) 대비 69.1% 급증했다. 

올해 들어 해외여행 수요가 급증하면서 ‘트래블 카드’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지만, 카드사들은 트래블카드에 따른 가시적인 수익성 개선을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내다봤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트래블카드는 기본적으로 환전수수료 무료, 해외 현금입출금기(ATM) 출금 수수료 면제, 해외 결제 수수료 면제 등의 혜택을 앞세우고 있는 데다 은행 상품에 가까운 체크카드를 중심으로 시장이 성장하고 있어 수익성을 크게 기대하기 어려운 구조다"고 설명했다. 

다만 카드사들은 트래블카드가 당장의 수익성을 기대할 만한 상품은 아니지만 잠재 고객 확보와 신사업 개발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분석했다. 

한 금융사 관계자는 "카드사들이 트래블카드 흥행으로 개인 고객 접점을 확대할 수 있으며, 이용자의 소비·생활 패턴 수집이 가능해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금융상품·서비스를 개발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