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사, 하반기 최대 이슈로 '재무건전성' 부각...금리인하 시기 맞춰 자본확충 잰걸음

- 보험사 후순위채, 신종자본증권 발행 잇따라...자본확충에 광폭 행보 - 한화생명, 최대 6천억원 자본확충 계획...자본 변동성 확대에 선제적 대비 - 교보생명도 7천억원 후순위채 발행...한화손보, 메리츠화재도 흥행 성공 - IFRS17, 금리인하 등 자본감소 우려에 적극적 대응 필요...안정적 재무건전성 유지가 핵심

2024-09-19     윤덕제 기자

 

[녹색경제신문 = 윤덕제 기자]보험사들이 속속 재무건전성 제고를 위한 자본확충에 나서고 있다. IFRS17 도입에 따라 자산과 부채를 모두 시가 평가해 자본 감소가 일어날 가능성이 높은데다 금리인하를 확신하는 분위기도 커지고 있어서다. 실제 지난 18일 미국 연방준비제도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열고 기준금리를 0.5%p 인하한 '빅컷'을 단행했다.

19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한화생명은 이달 3000억원 규모의 신종자본증권 수요예측을 진행해 5280억원의 매수주문을 받았다. 향후 추가 청약을 통해 최대 6000억원까지 확보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처럼 한화생명이 대규모 자본확충에 나선 이유는 새 국제회계제도 및 신지급여력(K-ICS)비율 도입에 따른 자본 변동성 확대에 선제적으로 대비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올 1분기 대형 생보3사의 지급여력(K-ICS) 비율이 일제히 하락했다. 경과조치 전 기준으로 삼성생명은 지난해말 218.8%에서 213.1%로 5.7%p 하락했으며, 한화생명은 183.8%에서 176%로, 교보생명은 193.8%에서 175.8%로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생보사 전체적으로도 지난해말 208.7%(경과조치 전 기준)에서 200%로 8.7%p 떨어졌다. 손해보험사 역시 같은기간 221.9%에서 216.1%로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보험업계 한 관계자는 "새 회계제도 도입으로 보험부채 평가 기준이 원가에서 시가로 변경돼 보험사 부채가 늘어날 수 있다"며 "부채가 늘면 보험사 자본건전성 기준인 지급여력비율이 떨어질 수 있어 자본확충 필요성이 커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앞으로 기준금리 하락 추세가 이어질 것이라는 관측도 이같은 보험사 자본확충을 서두르게 하는 배경으로 풀이된다. 금리 인하의 경우 통상 만기가 긴 보험상품 특성상 자산가치 증가보다 부채가치 증가가 더 커 자본이 감소하는 효과를 불러오기 때문이다.

한편 한화생명에 앞서 지난달 교보생명도 7000억원 규모의 후순위채를 발행했다. 올 연말까지 시장 상황 등을 고려해 최대 3000억원 규모의 후순위채를 추가 발행할 예정이다. 후순위채는 보완자본으로 인정되고 있어 지급여력비율을 올리는 주요 수단으로 활용된다.

같은 달 한화손보 역시 강화된 신지급여력제도에 선제적으로 대비하기 위해 후순위채 발행에 나선 바 있다. 총 2000억원 모집의 후순위채 발행 수요예측에서 목표액의 2배가 넘는 흥행으로 탄탄한 재무건전성을 위한 기반을 구축했다는 평가다.

메리츠화재도 지난달 후순위채 총 4000억원 발행을 위한 수요예측에서 6000억원 규모의 주문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후순위채 4000억원 발행시 메리츠화재의 K-ICS비율은 226.9%에서 233.8%로 개선될 전망이다. 

손보사 한 관계자는 "보험사가 금융시장 상황에 신속하게 대응하고 영업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충분한 자본확충을 통해 안정적 재무건전성을 유지하는 것이 핵심"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