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선, 현대차 체코공장 찾아 "친환경 모빌리티 비전 위한 핵심 거점"....최태원 등 경제사절단 동행

[녹색경제신문 = 박근우 기자]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현대차 체코공장(HMMC, Hyundai Motor Manufacturing Czech)을 방문해 유럽사업 현황을 점검하고 미래성장 전략을 모색했다.

정의선 회장을 비롯 5대 그룹 총수는 윤석열 대통령의 체코 순방에 경제사절단으로 동행해 다녀왔다.

23일 현대차그룹에 따르면 정의선 회장은 지난 19일(현지시간) 체코 오스트라바시 인근 노소비체에 위치한 현대차 체코공장을 찾아 생산라인을 점검했다.

또 당시 한국이 추석 연휴임에도 해외에서 맡은 바 역할을 다하고 있는 현지 임직원들과 식사를 함께하며 노고에 감사를 표했다.

정의선 회장은 "품질과 안전에 대한 투자를 아끼지 않고 지원하겠다"면서 "체코공장의 우수한 생산성 및 손익을 지속하기 위해서는 품질, 서비스, 인재 확보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최근 전기차 시장 지각 변동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혁신과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한 우리의 변함없는 노력은 더욱 강화해 나가야 할 것"이라고 당부했다.

또 정의선 회장은 임직원들에게 추석 인사를 전하고 "체코공장 임직원들의 헌신과 전문성, 강력한 지원에 감사드린다"며 "체코공장은 친환경 모빌리티 비전과 기술을 위한 미래 투자의 핵심 거점으로 글로벌 시장의 불확실성에도 불구하고 현대차그룹의 지속적인 성공에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고 격려했다.

정의선 회장은 유럽지역 현대차그룹의 유일한 전기차 생산거점인 현대차 체코공장에서 현지 주요 사업 현안을 점검하며 미래성장 해법을 모색했다. 

중국에 이어 세계 2위 전기차 시장인 유럽은 최근 주요 자동차 업체들의 전동화 속도 조절에 더해 독일, 영국 등 주요국의 경기침체 여파로 불확실성이 증대되고 있다.

유럽자동차산업협회(ACEA)에 따르면 올 7월까지 유럽 자동차 산업수요는 790만6916대로, 지난해 1~7월 761만1988대에 비해 3.9% 증가하는 데 그쳤다. 이는 2022년 대비 2023년 연간 증가율 12.7%의 3분의 1에도 못 미치는 수치다.

전기차 수요 둔화는 더욱 뚜렷하다. 올 1~7월 유럽 전기차 산업수요는 109만3808대로, 전년 동기 108만7118대 대비 증가율이 0.6%에 불과했다. 2023년 전체 전기차 산업수요 증가율은 28.2%다.

현대차 체코공장은 현대차그룹의 유럽 시장 공략을 위한 상징적 해외 생산거점으로, 경제·산업·사회적 영역 전반에 걸친 다양한 활동을 통해 현지에서 긍정적인 영향을 끼치며 현대차가 체코 국민으로부터 사랑받는 기업으로 자리잡는 데 많은 역할을 했다. 최근에는 유럽 중동부를 강타한 폭풍 ‘보리스’로 인한 홍수 피해 복구를 지원하기 위해 성금 1000만코루나(약 6억원)를 기부하기도 했다.

현대차그룹은 유럽 자동차 시장 환경 변화에 유연하고 민첩하게 대응해 나감으로써 세계 최대 친환경차 시장인 유럽에서 전동화 퍼스트 무버로서의 입지를 더욱 공고히 하고, 미래성장을 위한 새로운 돌파구를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먼저, 생산 및 판매 측면에서는 유연 생산과 내연기관, 하이브리드, EV(Electric Vehicle) 등 전라인업에 걸친 유럽 맞춤형 제품 믹스로 시장환경에 신축성 있게 대처하는 동시에 전동화 역량 중장기 제고 전략 추진을 병행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현대차는 유럽 고객에게 인기가 높은 투싼 하이브리드를 필두로 한 경쟁력 있는 SUV 하이브리드 모델로 전기차 수요 둔화에 따른 판매 공백 보완에 나선다. 

아울러 체코공장에서 생산 중인 2세대 코나 일렉트릭과 한국에서 수출하는 현대차 EV 대표 모델 아이오닉 5를 비롯해 유럽에 올해 하반기 론칭하는 캐스퍼 일렉트릭(현지명 인스터)을 주축으로 전기차 리더십을 강화한다.

기아는 EV6 상품성 개선 모델을 선보이고 고객들이 EV9을 좀 더 경제적으로 구매할 수 있는 트림을 추가하고, EV3를 올 하반기 해외 최초로 유럽 시장에 선보이는 등 전기차 라인업을 강화한다.

또한 현대차·기아는 유럽 시장의 전동화 속도 조절 추세에 탄력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성장전략을 추진한다.

현대차는 유럽 전기차 시장이 회복세로 돌아설 시기를 대비해 중장기 로드맵에 따라 현지 생산 EV를 산업 수요에 맞춰 단계적으로 확대 투입한다. 기아도 오토랜드 슬로바키아에 2025년 하반기 가동을 목표로 유럽 EV 현지 생산 체제 구축에 속도를 내고 있다.

아울러 기아는 PBV(Platform Beyond Vehicles, 목적기반모빌리티)를 앞세워 유럽 경상용차 시장에 진출한다는 계획이다. 앞서 기아는 이달 16일 독일 하노버에서 열린 'IAA 트랜스포테이션 2024'에서 PV5 등 PBV 콘셉트 모델을 유럽 최초로 선보인 바 있다.

연구개발(R&D) 글로벌 핵심 허브 중 하나인 유럽기술연구소(HMETC, Hyundai Motor Europe Technical Center GmbH)의 인프라 확충 작업도 진행 중이다. 유럽기술연구소는 해외 생산 차종의 가격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연구활동을 강화하고, 유럽 PBV 시장 진입을 지원하기 위한 현지 R&D 기능 확대를 추진한다.

한편, 현대차 체코 공장은 현대차가 체코 국민으로부터 사랑받는 기업으로 자리잡도록 기여했다.

최근에는 유럽 중동부를 강타한 폭풍 ‘보리스’로 인한 홍수 피해 복구를 지원하기 위해 성금 1000만 코루나(약 6억원)를 기부하기도 했다. 

성금은 비영리 단체인 '피플 인 니드(People in need)'에 전달돼 현대차 체코공장 인근 모라비아실레시아(Moravian-Silesian) 지역을 돕는데 쓰일 예정이다.

한편, 정의선 회장을 포함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대한상공회의소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장인화 포스코그룹 회장 등 5대 그룹 총수는 윤석열 대통령의 순방에 경제사절단으로 동행해 체코 기업인들과 인공지능(AI), 반도체, 배터리 등의 협업 방안을 논의하고 22일 귀국했다. 5대 그룹 총수 전원이 대통령의 해외 순방에 함께 한 것은 현 정부 들어 처음이다. 

체코는 V4(슬로바키아, 체코, 폴란드, 헝가리) 국가들 중 배터리, 자동차 등 산업 제조 기반이 가장 잘 조성된 나라로 꼽히는데, 이를 바탕으로 새 먹거리 찾기에 나선 것.

최태원 회장은 20일 대한상의가 현지에서 개최한 '한-체코 비즈니스 포럼'에서 "체코는 재생에너지뿐만 아니라 원자력 등 무탄소 에너지의 활용 확대를 적극 모색 중에 있다"며 "현재 진행 중인 원전 협력과 함께 다양한 에너지 분야에서 협력을 이어가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태원 회장은 이와 함께 AI, 반도체, 배터리 등을 긴밀히 협력할 분야로 꼽았다. 이번 비즈니스 포럼은 유럽연합(EU) 국가와 개최한 경제인 행사 가운데 역대 가장 큰 규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