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풍 "75년 간의 '공동경영체제' 마무리"…고려아연은 반박 기자회견 예고

영풍, 입장문 통해 고려아연 및 최윤범 회장 비판 "제 살 내어주는 심정으로 MBK와 손 잡아" 고려아연, 이와 관련해 24일 입장 발표 예정 영풍·MBK의 주식 공개매수 저지할 '백기사' 등장 가능성도

2024-09-23     정창현 기자

[녹색경제신문 = 정창현 기자] ‘한집 살림’을 정리해가고 있는 고려아연과 영풍이 연일 상호 공방을 주고받고 있다. 고려아연이 24일 입장 발표를 앞둔 가운데, 경영권 분쟁을 두고 갈등이 폭발하는 모양새다.

영풍은 23일 ‘고려아연 주식 공개매수’에 관한 입장문을 발표하고 “고려아연 주식 공개매수에 나선 근본적 이유는 고작 2.2%의 지분을 가진 경영 대리인 최윤범 회장이 75년간 이어온 동업과 자율경영 정신을 훼손하고 고려아연을 사유화하기 위해 전횡을 일삼고 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이어 “최윤범 회장 측이 주장하는 ‘적대적 M&A’, ‘약탈적 M&A’가 전혀 아닌 최대주주의 지배권 강화와 경영권 정상화”라고 주장했다.

영풍은 최윤범 회장이 고려아연을 사유화하려 했다는 근거로 ‘이그니오홀딩스’ 고가 인수 의혹, SM엔터 주가조작 관여 의혹 등을 제기하면서, 최윤범 회장 취임 후 고려아연의 재무건전성이 악화되고 주주들의 지분가치가 훼손됐다고 주장했다.

이에 따라 “제 살 내어주는 심정”으로 사모투자 운용사인 MBK파트너스(이하 MBK)와 손잡고 1대주주 지위를 양보하면서 주식 공개매수에 나섰다고 밝혔다.

앞서 고려아연의 최대주주인 영풍은 MBK에 자사가 보유한 고려아연 지분 절반과 1주를 넘기고, 고려아연 지분 약 7∼14.6%를 공개 매수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장형진

반면, 고려아연은 영풍·MBK의 주식 공개매수가 ‘적대적·약탈적 M&A’라며 반발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고려아연은 24일 기자회견을 열고 공식 입장을 밝힐 예정이다. 기자회견에는 고려아연 최고기술책임자(CTO)인 이제중 부회장이 나설 것으로 보인다.

이 부회장은 영풍과의 경영권 분쟁에 대한 고려아연의 입장을 밝히고, 영풍이 제기한 문제들에 대해 반박할 전망이다. 일각에서는 기자회견을 통해 영풍과 MBK의 주식 공개매수를 자금 투입으로 저지할 새로운 ‘백기사’가 등장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한편, 고려아연의 기자회견을 앞두고 영풍은 23일 전 거래일 대비 16만7500원(29.39%) 폭락한 40만2500원에 거래를 마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