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좌 뺏긴 신한캐피탈, ‘부동산 PF 리스크’ 극복 과제로
부동산 시장 부진에 실적 역성장 신용등급에 악영향 미칠 가능성도 대손충당금 적립하며 리스크 대응
[녹색경제신문 = 박금재 기자] 신한캐피탈이 업계 1위 자리에서 내려옴과 동시에 5년 만에 역성장을 기록했다. 부동산 PF 리스크가 실적에 악영향을 미쳤다. 업계는 신한캐피탈이 리스크 관리에 집중해야 한다는 관측이다.
27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캐피탈은 올해 2분기 순이익 441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979억원) 대비 53.8% 감소한 수준이다. 이처럼 실적이 역성장한 배경으로는 부동산 시장 부진에 따른 대손충당금 전입액 증가와 비용 상승이 수익성에 영향을 미친 것이 가장 먼저 꼽힌다. 신한캐피탈은 금융지주 계열 캐피탈사 가운데 1위 자리를 뺏긴 것은 물론 순익 기준 4위로 떨어졌다.
업계에선 부동산 PF 부실에 따른 충당금 적립 부담이 갈수록 커지면서 기업 신용등급에 부정적 영향을 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특히 신한캐피탈의 부동산 PF 취급 비중은 타사와 비교해 높은 편이다. 실제 지난 1분기 기준 신한캐피탈의 부동산 PF 자산은 1조9036억원으로 전체 영업자산의 15.1%다. 주요 캐피탈사들이 부동산 PF 비중을 10%대로 유지하고 있는 것을 고려하면 다소 높은 수준이다.
이에 나이스신용평가는 신한캐피탈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할 예정이다. 나신평은 부동산 PF가 자기자본의 100%를 넘어서는 8개 캐피탈사 중 요주의여신 비율이 10%가 넘는 5개사를 '중점 모니터링 대상'으로 선정했는데 신한캐피탈도 5개사 가운데 한 곳으로 꼽혔다. 현재 신한캐피탈은 신용등급 AA급인 상황인데 그 밑으로 신용등급이 조정되면 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겪게 된다.
나신평은 "건전성 저하와 함께 자산매각, 경공매 등을 통해 건전성 개선 작업이 이뤄지는 과정에서 타사 대비 더 큰 추가 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와 관련해 신한캐피탈은 기준 이상의 대손충당금을 적립하며 리스크에 대응하고 있다. 신한캐피탈의 지난해 대손충당금전입액은 전년 대비 689.3% 늘어난 1776억원이다.
더불어 신한캐피탈은 선제적인 리스크관리 체계를 마련하기 위해 리스크관리그룹을 신설하기도 했다. 향후 자산 재구조화 및 포트폴리오 재구성에 나서 부동산 PF 리스크에서 벗어날 계획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신한캐피탈이 당분간 수익성을 높이는 것보다는 리스크 관리에 집중할 가능성이 높다"면서 "먼저 신용등급을 방어하는 일이 가장 중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