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마을금고·신협, 부실채권 정리 가속화... PF 부담 덜어내기 '총력'

새마을금고, 유암코와 5000억원 규모 PF 정상화 펀드 조성... 상반기 2조원 규모 부실채권 정리 신협도 대규모 부실채권 정리 착수... 하반기 1조원 규모 부실채권 정리 계획 두 곳 모두 부동산 PF 탓에 실적·건전성 '적신호'... 추가 피해 방지 등 위해 부실채권 정리 필요

2024-09-30     이준성 기자
[사진=새마을금고]

[녹색경제신문 = 이준성 기자] 새마을금고와 신협이 부실채권(NPL) 정리에 속도를 내고 있다. 부동산 PF(프로젝트 파이낸싱) 부담 탓에 실적과 건전성 모두 이미 적신호가 켜진 만큼 추가적인 피해를 막기 위한 조치 등으로 풀이된다. 

30일 금융권에 따르면 새마을금고중앙회와 연합자산관리(이하 유암코)는 5000억원 규모의 PF 정상화 펀드를 조성하기 위한 업무협약을 지난 24일 체결했다. 새마을금고가 부실채권 정리를 위해 민간 회사와 펀드를 조성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 펀드에는 새마을금고중앙회와 유암코가 각각 3000억원, 2000억원을 출자한다. 유암코는 2009년 국민·신한·하나·우리·농협·기업 등 6개 은행이 출자해 설립한 국내 최대 부실채권 투자회사로, 금융위기 당시 PF 부실 사태 때에도 PF정상화뱅크를 운용한 바 있다.

이번 펀드는 주거·비주거 등 구분 없이 다양한 형태의 부실 PF 사업장에 투자할 예정이다. 이 과정에서 기존 채권의 재구조화와 사업 정상화를 위한 신규자금 지원 등 유암코의 기존 투자 전략을 활용할 방침이다. 이와 함께, 시중의 신디케이트론 등을 활용한 레버리지 효과로 펀드의 수익을 극대화시킬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새마을금고가 올 상반기에만 2조원 규모의 부실채권을 정리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이번 펀드 출범도 부실채권 정리에 속도를 더하기 위한 방안 중 하나라고 보면 된다"고 전했다. 

새마을금고에 앞서 신협 역시 대규모 부실채권 정리에 착수했다. 올 하반기에만 총 1조원 규모의 부실채권을 정리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신협은 지난 8월 'KCU NPL 대부'라는 자회사를 설립해 금융당국으로부터 대출 한도 규제 완화를 받아냈다. KCU NPL 대부는 올 하반기에 3500억원 규모의 신협 부실채권을 매입해 처리할 예정이다. 신협은 KCU NPL 대부에 900억원의 추가 자본을 출자하고 대출을 지원해 부실채권 매입을 실질적으로 도울 계획이다.

이 외에도 신협은 5000억원 규모의 부실채권 매입 펀드를 조성해 다음달부터 매입 절차를 시작할 계획이다. 아울러 매각 자문사를 통한 부실채권 일괄 매각도 실행에 옮길 예정이다. 

 

[사진=신협중앙회]

두 상호금융사가 이처럼 부실채권 정리에 총력을 다하는 배경으로는 부동산 PF 부담이 양사에 막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점이 꼽힌다. 부동산 PF로 인해 실적과 건전성 모두 이미 적지 않은 타격을 받은 터라, '회복'과 '추가 피해 방지'를 위해 부실채권을 정리할 수 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먼저 실적의 경우, 부동산 PF 사업성 재평가에 따라 추가 발생할 예상손실을 대비해 충당금 규모를 확대하면서 크게 부진했다. 새마을금고의 올 상반기 순손실은 1조2019억원으로 전년 동기(-1236억원) 대비 적자 폭이 열 배 늘었다. 신협도 비슷한 처지다. 같은 기간 신협은 전년 동기(-669억원) 대비 적자 폭이 다섯 배 이상 불어나며 3375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이는 1960년 설립 이후 최대 적자다. 

연체율도 치솟는 중이다. 새마을금고와 신협이 투자한 상당수의 PF 사업장이 연체 상태로 전환했기 때문이다. 새마을금고의 연체율은 지난해 말 5.07%에서 올 상반기 말 7.24%로 2.17%p 증가했으며, 같은 기간 신협의 연체율은 3.36%에서 6.25%로 2.62%p 올랐다.

같은 까닭으로 고정이하여신비율 또한 급증했다. 고정이하여신비율은 회수가 어려운 여신 비율을 뜻한다. 새마을금고의 올 상반기 고정이하여신비율은 9.08%로 지난해 말(5.55%) 대비 3.53%p 늘었다. 같은 기간 신협의 고정이하여신비율도 4.46%에서 6.85% 2.39%p 증가했다. 

또다른 금융권 관계자는 "각종 지표를 보면 새마을금고와 신협이 부동산 PF 부담을 얼마나 많이 받고 있는지 여실히 알 수 있다"며 "이들 두 상호금융사가 부실채권 정리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것도 PF 정상화 없이 실적과 건전성 개선이 결국 어렵다는 점을 알고 있기 때문"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