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빙로봇 위약금, 이용료의 40%까지...KT·LG U+·배민로봇은 그나마 사전에 공개, SK쉴더스·브이디로봇은 "영업사원이 설명할 것"
KT, 총 이용료 중 40%에 철거비 50만원 더해 LG유플러스, 혜택 받은 비용 총합이 곧 위약금 SK쉴더스·배민로봇·브이디로봇은 사전 공개 없어
[녹색경제신문 = 우연주 기자] 통신사를 비롯해 여러 기업이 서빙로봇 사업에 뛰어들고 있지만 지나치게 높은 위약금은 물론 위약금에 대한 사전 안내가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KT와 LG유플러스는 각각 이용료의 40%와 할인 혜택을 해지 위약금으로 산정한 반면, SK쉴더스·배민로봇·브이디로봇 등 다수의 기업은 아예 약관을 사전공개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먼저 KT의 AI 로봇 이용약관에 따르면 해지 위약금은 계약된 사용일수에 비례한 총 이용료의 40%로 계산된다. 여기에 철거비 명목으로 50만원이 더 붙는다.
해지 위약금이 총 이용료의 특정 비율로 정해졌기 때문에 약정기간을 채우지 못하면 무조건 위약금을 낼 수밖에 없는 구조다.
해지 위약금이 적지 않지만 소상공인이 약정 계약을 하는 이유는 현금을 포함한 다량의 사은품때문이다.
서빙로봇 및 테이블오더 시장에 정통한 업계 관계자 A씨는 "계약서에 쓰인 혜택이 전부가 아니다"며 "사은품 명목으로 현금이 점주에게 간다. 매장 규모가 테이블 30대인 경우 서빙로봇에 테이블오더 기기와 인터넷 등을 추가하고, 사은품으로 현금 1500만원 가량이 책정돼 바로 점주에게 입금된다"고 말했다.
A씨는 이어 "처음 가게를 오픈할 때는 준비를 위해 점주도 투자한 금액이 많지 않나. 그런 상황에서 대규모 현금 사은품은 솔깃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같은 혜택의 출처는 결국 점주 본인의 주머니다.
A씨는 "사실 각 기기 원가는 업계 사람들 모두 잘 알고 있다. 점주에게 제공하는 혜택과 월 이용료를 보면 결국 점주가 앞으로 낼 돈에서 현금 사은품을 만들어내는 것"이라고 말했다.
아예 점주가 받은 혜택을 해지 위약금으로 정의한 곳도 있다. LG유플러스다.
LG유플러스의 서빙로봇 위약금은 프로모션 할인 총액에 최초 설치 시 면제받은 비용을 더하는 식으로 산정된다.
최초 설치 시 할인받은 금액이 클 수록 해지 위약금도 커지는 구조다.
배민로봇은 유예형 상품의 경우 해지 시 "위약금은 100%로, 총 금액 중 남은 금액과 그동안 납부한 금액을 뺀 나머지 금액"이라고 Q&A 영역에 고지하고 있다.
KT·LG유플러스·배민로봇은 사전에 점주가 위약금에 대한 내용을 찾아볼 수 있다는 점에서 오히려 긍정적인 사례로 꼽힌다.
SK쉴더스, 브이디로봇 등의 서빙로봇 업체는 비계약자 상태에서 위약금 관련 약관을 받아보는 것이 쉽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SK쉴더스 고객센터는 위약금 약관 문의에 "지역 영업사원에게 연락처를 제공하면 영업사원을 통해 안내받을 수 있다. 그렇지 않은 상태에서는 이용약관을 제공할 수 없다"고 말했다.
브이디로봇 고객센터는 "따로 이용약관은 존재하지 않으며, 영업 담당자와 상담 후 설명받을 수 있다"고 안내한 것으로 알려졌다.
위약금 관련 내용을 사전 공지하지 않는 이유는 사례가 다양하기 때문이라는 것이 업계 관계자의 설명이다.
서빙로봇 업계 관계자 B씨는 "가입자마다 계약 방식이 모두 다르다. 위약금이 있다고 해도 개인 사정에 따라 유예하거나 명의자를 바꾸는 등 여러 케이스가 있다보니 홈페이지에 약관을 공개해두지 않은 상태"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