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사, 내년 성장·수익·건전성 '3중고' 우려..."성장지표 초회보험료 9.2%↓ 급감"
- 내년 성장성 둔화, 수익성 약화, 건전성 악화 등 3중고 예상 - 생보 수입보험료 0.3% 성장 그칠 듯...손보는 4.3% 증가 전망 - 성장기반 마련 위해 사업모형 확장성·역동성·지속가능성 제고 必
[녹색경제신문 = 윤덕제 기자]코로나19 이후 실적 개선세를 이어오고 있는 보험사들이 내년 국내 보험산업 전망이 어두울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 긴장감이 커지고 있다. 보험업계 대표적인 성장 지표인 초회보험료가 크게 줄면서 성장성 둔화와 함께 수익성 약화, 건전성 악화 등의 3중고가 예상된다. 이에 따라 보험업계는 사업모형의 확장 등을 통해 미래 성장기반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는 조언이 제기됐다.
11일 보험연구원은 '2025년 보험산업 전망과 과제' 세미나에서 이같은 내용을 밝혔다.
황인창 보험연구원 금융시장분석실장에 따르면 올해 생명보험 수입보험료는 전년 대비 5.0% 성장하겠지만 내년에는 0.3% 증가에 그칠 것으로 전망됐다. 손해보험의 경우 올해 4.5% 성장 전망과 유사한 4.3%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생명보험 수입보험료는 건강보험 포트폴리오의 확대가 예상되나 저축성보험과 변액보험이 줄어들 것이며, 손해보험은 장기손해보험과 일반손해보험의 성장세가 이어질 것이란 분석이다.
우려되는 것은 내년 보험산업 초회보험료의 전년 대비 9.2% 감소 전망이다. 건강보험의 증가에도 불구하고 종신보험과 연금보험 감소가 더 커질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이에 따른 보험산업 전체 수입(원수)보험료는 올해 248조8000천억원, 내년에는 254조7000억원 수준이다. 생명보험이 118조3000억원, 손해보험이 136조3000억원 거둘 것으로 전망된다.
황 실장은 "생명보험 초회보험료는 단기납 종신보험과 일시납 연금보험 수요 축소가 불가피할 전망"이라며 "장기손해보험의 경우 상해 및 질병보험을 중심으로 완만한 성장세가 지속될 것"이라고 관측했다.
보험사들의 수익성을 가늠할 수 있는 보험계약마진(CSM) 증가율 역시 다소 둔화될 전망이다.
생명보험은 작년 58조3000억원이었던 CSM이 올해는 60조2000억원으로 3.3%의 증가가 예상되지만 내년에는 0.5% 성장에 그쳐 60조5000억원 규모로 추산됐다.
손해보험의 경우 올해는 5.2% 성장한 67조7000억원의 CSM 규모가 내년에는 69조7000억원으로 3.0% 증가할 것으로 분석됐다.
결국 CSM 성장률 둔화는 보험사 수익성을 약화시키고, 수익성 약화는 내부 자본조달 능력 약화를 통해 건전성을 악화시킨다는 점이다. 이같은 건전성 악화는 보장여력 약화로 또 다시 성장성 둔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또한 주목되는 부분은 금리 인하가 보험사 자본 건전성에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는 분석이다.
황인창 실장은 "금리 하락은 손해보험보다 생명보험 지급여력비율에 더욱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전망"이라며 "보험회사별 영향은 보험상품 포트폴리오, 자산 구성, 위험관리 수준에 따라 편차가 크게 존재해 일부 보험회사는 그 영향이 상당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연구원은 이같은 보험산업 경기 불확실성에 대응하면서도 미래 성장기반 마련을 위해 사업모형 확장과 지속가능성 제고 등을 강조했다.
이에 따라 보험사들은 노후 부양비가 상승하고 경험을 중시하는 소비성향 등에 대비해 금융·비금융시장으로 사업모형을 확장할 필요가 있다.
우선 보험금청구권 신탁, 생명보험금 담보대출 등 보험자산 유동화 방안 및 부동산 유동화 수단으로 주택연금을 활용하는 것이다. 아울러 보험상품과 서비스를 결합해 제공하는 ‘보험의 서비스화’로 소비자의 효용 증진과 보험의 역할 확대를 제안했다.
지속가능성 제고를 위해서는 기후변화에 따른 자연재해·건강위험 인수역량을 확대하고, 경제·금융환경 변화로 인한 건전성 악화에 대응해 선제적 부채관리 등 자본관리 역량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보험업계 한 관계자는 "인구구조 변화에 따른 보험수요 감소와 함께 고물가 지속에 따른 경기침체, 신회계제도 도입에 따른 변화 등으로 보험업계가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한 것은 사실"이라며 "성장둔화가 예상되고 있는 만큼 안정적 자본확충을 통한 리스크관리와 다양한 신사업 발굴로 지속가능성 확보에 전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