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븐일레븐, 비상경영 돌입...유통가에 짙어지는 ‘인수 포비아’
편의점 세븐일레븐 운영사 코리아세븐...첫 희망퇴직 및 7년 만 임금동결 결정 업계, "미니스톱 인수 독 됐다" 평가하기도...하지만 인수 후 점포 수 뒷걸음질 무리한 인수 합병 두려움 커져...매물 업체들, 매각 '정체'
[녹색경제신문 = 서영광 기자] 편의점 세븐일레븐을 운영하는 코리아세븐이 최근 창사 이래 첫 희망퇴직과 임금 동결을 결정하는 등 롯데그룹의 비상경영 기조를 잇고 있다.
업계에선 미니스톱 인수가 세븐일레븐의 발목을 잡았단 분석이 나온다. 인수 당시엔 가파른 외형성장이 기대되기도 했으나, 결국 영업손실 폭을 줄이지 못한 채 사업 비용 부담만 커졌단 분석이다.
16일 <녹색경제신문>의 취재를 종합하면 세븐일레븐이 비상 경영에 돌입할 채비에 나섰다.
세븐일레븐은 지난 15일 희망퇴직 모집 및 직원 임금 동결을 공지했다. 세븐일레븐이 희망퇴직에 나선 것은 지난 1988년 법인 설립 이후 처음이다.
희망퇴직 신청 대상은 만 45세 이상 사원 또는 현 직급 10년 이상 재직 사원이며, 대상자에게는 18개월 치 급여 및 취업지원금과 자녀 학자금 등이 지급된다.
또한 임금 동결은 전 직원을 대상으로 한다. 이에 김홍철 코리아세븐 대표를 포함한 모든 직원은 1년간 임금이 인상되지 않는다. 세븐일레븐의 임금 동결은 지난 2017년 이후 7년 만이다.
한편 업계에서는 세븐일레븐의 미니스톱 인수가 독이 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CU와 GS25 등 경쟁사와 비교해 점포 수가 적었던 세븐일레븐은 지난 2022년 미니스톱 인수를 통해 새도약을 노렸다.
당시 미니스톱의 흡수로 외형 확장에 대한 기대감도 일부 높아졌으나, 인수 이후 통합된 세븐일레븐 점포 수는 오히려 계속해서 감소세를 보였다. 실제로 지난 2022년 세븐일레븐의 점포 수는 1만4265개였던 반면, 지난해 말엔 1만3130개까지 쪼그라들었다.
이에 세븐일레븐은 현재 사업 비용 부담을 더이상 늘리지 않기 위해 몸을 웅크리고 있다. 지난 7월엔 서울 중구 수표동 시그니쳐타워에서 강동구 이스트센트럴타워로 사옥을 옮기고, 현금인출기(ATM) 사업부도 매각을 결정한 상태다.
다만 세븐일레븐은 희망퇴직 모집 및 임금 동결 조치가 장기적인 도약을 위한 체질개선 작업이라는 설명이다.
세븐일레븐 관계자는 16일 <녹색경제신문>에 “미니스톱을 인수·합병하면서 인력 및 사업 조직을 효율화할 필요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한편 최근 유통업계에선 ‘무리한 인수·합병’에 대한 두려움이 커지고 있다. 큐텐그룹의 무리한 인수로 인해 발생한 티몬·위메프(티메프) 사태가 경각심을 불러 일으킨 것.
이에 현재 매물로 나온 홈플러스익스프레스 및 11번가도 매각 작업이 지연되고 있는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