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상등 켜진 보험회사 건전성...금감원, 시장금리 하락 충격에 '취약 보험사 철저히 감독'할 터

- 6월말 K-ICS 217.3%, 전분기 보다 6.3%p↓...전년말 대비 14.9%↓ - 시장금리 하락 영향...가용자본은 줄고 요구자본은 증가 - 보험업계, 자본확충 통해 변동성 확대에 선제적 대비 필요

2024-10-17     윤덕제 기자

 

[녹색경제신문 = 윤덕제 기자]보험회사 건전성 지표에 비상등이 커졌다. 올해 들어 지급여력비율(K-ICS)은 계속 떨어지고, 기준금리는 낮아지는 방향으로 선회한 만큼 자본확충 부담감은 높아지고 있는 모양새다.

17일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올 6월말 기준 보험회사 지급여력비율은 전분기(223.6%) 대비 6.3%p 하락한 217.3%로 집계됐다. 지난해말 232.2% 보다는 14.9%p 떨어진 수치다.

금감원은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이 지속 증대되고 있는 만큼 취약 보험회사 중심으로 충분한 지급여력을 확보할 수 있도록 철저히 감독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급여력비율은 보험사 재무건전성을 나타내는 대표적 지표로 가용자본을 요구자본으로 나눈 값이다. 지급여력비율이 높을수록 보험사는 고객에게 보험금을 지급할 수 있는 능력이 높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같은 지급여력비율 변동은 6월말 경과조치 후 K-ICS 가용자본이 시장금리 하락 영향 등으로 감소한 반면 요구자본은 증가했기 때문이다.

6월말 보험회사의 경과조치 후 K-ICS 가용자본은 260조4000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1조8000억원 줄었다. 2분기 당기손익(+4.5조원) 및 조정준비금(+4.4조원)이 증가한 반면, 시장금리 하락에 따른 보험부채 증가 등으로 기타포괄손익누계액 감소(△11.9조원) 영향이다.

같은 기간 K-ICS 요구자본은 2조6000억원 증가한 119조8000억원으로 집계됐다. 건강보험 판매 확대에 따라 장해·질병위험액 중심으로 생명·장기손보리스크가 증가(+1.3조원)했고, 시장금리 하락에 따른 금리위험 확대 등으로 시장리스크가 증가(+1.5조원)했다.

특히 생명보험회사의 하락 폭이 컸다. 6월말 경과조치 후 생명보험사 지급여력비율은 212.6%로 전분기 대비 10.3%p 하락했고, 손보사는 같은 기간 0.8%p 떨어진 223.9%를 나타냈다.

대형 생보사들도 일제히 하락했다. 경과조치를 적용하지 않는 삼성생명과 한화생명은 201.5%, 162.8%로 전분기 대비 각각 △11.2%, △10.3% 떨어졌으며, 교보생명은 경과조치 후 214.0%로 △24.9% 하락한 것으로 집계됐다.

손해보험업계는 전분기와 유사한 수준을 유지했다. 경과조치를 적용받지 않는 5개 대형사의 경우 삼성화재와 DB손보, 메리츠화재는 소폭 하락한 반면 현대해상과 KB손보는 각각 +2.8%p, +0.3%p 상승했다.

통상 보험업계에서는 생보사가 금리 인하 영향을 더 많이 받는 것으로 본다. 보험상품 만기가 손보사 보다 긴 생보사의 경우 부채 듀레이션이 길어 금리 인하 시 부채 평가 가격이 올라가면서 자본 부담이 커진다.

이처럼 금리 하락기에 대응해 재무건전성 지표인 지급여력비율이 떨어질 수 있어 최근 보험사들은 신종자본증권, 후순위채 발행 등 자본확충을 서둘러왔다. 

보험업계 한 관계자는 "IFRS17 도입 이후 최근 기준금리 하락 추세에 접어들 것이라는 전망에 따라 보험사들의 자본확충 필요성이 커졌다"며 "주요 보험사들이 대규모 자본확충에 나선 이유는 현재 안정적 지급여력비율에도 불구하고 향후 자본변동성 확대에 선제적으로 대비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