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실채권 대폭 털어낸 SBI저축은행, 건전성 회복 총력 '재도약' 발판
올해 상반기 2767억원 규모 부실채권 매각 부동산PF 대출 규모 타 저축은행 대비 적어
[녹색경제신문 = 박금재 기자] SBI저축은행이 건전성 관리에 속도를 높이며 분위기 전환에 나선다.
타 저축은행들이 PF 부실로 경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운데 SBI저축은행의 건전성 관리는 더욱 눈여겨 볼만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17일 금융권에 따르면 SBI저축은행은 올해 상반기 2767억원 규모의 부실채권을 매각했다. 이는 지난해 누적 매각 규모(3902억원)의 70.9% 수준이다.
업계는 SBI저축은행이 올해 남은 기간에도 채권 매각에 이어가고 있는 것을 고려하면 고정이하여신(NPL) 비율이 더 하락할 것이란 관측이다.
SBI저축은행의 올해 2분기 말 기준 NPL 비율은 6.83%다. 이는 지난 1분기 말과 비교해 0.04%포인트(p) 하락한 수치다.
이처럼 SBI저축은행이 적극적으로 부실채권 매각에 나설 수 있는 이유로는 부동산PF 대출 규모가 타 저축은행들과 비교해 상대적으로 적기 때문이다.
SBI저축은행이 취급한 부동산PF 대출채권 금액은 올해 6월 말 기준 976억원이다. 전체 대출채권 10조6687억원의 1%도 되지 않는 수치다. 부동산PF 대출 연체율 역시 올해 상반기 기준 3.18%를 기록했는데 저축은행업계 연체율인 12.52%과 비교해 현저히 낮다.
이같은 리스크 관리를 바탕으로 SBI저축은행은 실적 측면에서도 긍정적인 성과를 내놓고 있다.
SBI저축은행은 올해 상반기 전년 동기 대비 53.3% 급증한 순이익 161억2672만원을 기록했다. 올해 1분기에는 64억2857만원의 순손실을 기록했지만 2분기에는 225억5529만원의 순이익을 내면서 흑자전환을 이뤄냈다.
한편 SBI저축은행은 한국신용평가로부터 기업신용등급 'A'등급을 부여받았다.
한국신용평가 관계자는 "업계 1위의 자본력과 최상위 시장지위 보유, 우수한 사업 기반, 양호한 자본 비율과 유동성, SBI그룹의 유사시 지원 가능성 등을 이유로 A등급을 부여했다"고 말했다.
SBI저축은행은 향후에도 수익성보다는 건전성 관리에 초점을 둔 재무전략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금리인하로 인해 조달비용이 하락할 것이란 기대감이 커지고 있지만 당장 수익성을 강화하기 어렵다는 판단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저축은행업계 업황이 좋지 않은 탓에 SBI저축은행이 큰 폭의 실적 성장을 당장 이뤄내긴 어려울 것"이라면서도 "다만 다른 저축은행과 비교해 건전성 관리 측면에서는 눈에 띄는 모습을 보여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