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 고려아연 '부정거래 여부' 미래에셋 이어 KB증권도 현장검사
금감원 오전 KB증권 검사 인력 파견··현장검사 실시 자사주 공개매수 및 유상증자 과정 부정거래 소지 파악
[녹색경제신문 = 나아영 기자] 금융당국이 고려아연의 자사주 공개매수·유상증자와 관련해 미래에셋증권에 이어 KB증권 검사에 착수했다.
KB증권은 고려아연의 자사주 공개매수에선 온라인 공개매수 청약시스템 지원 등을, 유상증자 절차에선 공동 모집주선을 맡았다.
공개매수와 유상증자에 모두 참여한 만큼 고려아연의 유상증자 계획 등을 알고도 묵인했을 수 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금감원은 이날 오전 KB증권에 검사 인력을 파견해 현장검사에 착수했다.
KB증권이 고려아연의 자사주 공개매수와 유상증자 과정에서 적절한 검토를 충분히 거쳤는지, 부정거래 소지가 있는지 등 사실관계를 파악한다는 취지다. 금감원은 지난달 31일 미래에셋증권에 대한 현장검사를 착수한 바 있다.
지난 29일 고려아연은 이사회를 열고 신주 373만 2650주를 주당 67만 원에 일반공모 방식으로 신규 발행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기존 발행주식 수의 20%가량에 해당하는 물량으로, 발행예정가 기준 지분가치는 2조 5000억 원에 달한다.
당시 고려아연의 갑작스러운 대규모 유상증자 결정으로 회사의 앞선 공시와 달리 자사주 공개매수가 끝나기 전 유상증자를 계획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이에 당국은 고려아연의 유상증자 과정에서 불공정행위가 있었는지 들여다보기로 하고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측이 자사주 공개매수 당시 유상증자도 계획됐는데 의도적으로 공시를 빠뜨린 것인지, 관련 사무를 주관한 증권사는 유상증자 여부를 알고 있었는지 등을 조사할 계획이다.
만약 고려아연 측이 유상증자를 염두에 둔 채 공개매수를 진행했다면, 당국은 증권신고서 허위 기재, 중요 사실 누락이라고 판단할 수 있다.
함용일 금융감독원 자본시장·회계 담당 부원장은 "자사주 매각에 이어 유상증자할 것이란 계획을 세워놓고 차례대로 진행만 한 것이라면 공개매수 신고서엔 관련 내용이 없으므로 부정거래로 볼 소지가 다분하다"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