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벨트 해제 '서리풀지구 아파트' 공급 효과 얼마나 있을까?...전문가들, "신혼부부 주거 문제 해소 한계 명확해"
- 분양 금액 예상 최소 10억, 그린벨트 해제 효과에 의문 - 주거비 부담 완화와 출산율 제고를 위한 실질적 지원 필요
[녹색경제신문 = 문홍주 기자] 정부는 최근 그린벨트 해제를 통해 서울 서초구 서리풀지구에 신혼부부용 장기주택을 공급하는 방안을 발표했다.
이번 정책의 목표는 주거비 부담으로 자녀 계획을 미루고 있는 신혼부부들에게 실질적인 주거 지원을 제공해 출산율 제고에 기여하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어느정도의 효과가 있을지 전문가들의 의견을 종합해보았다.
전문가들의 의견에 따르면 서리풀지구의 아파트 분양 가격이 주변 시세와 크게 차이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면서, 정책 효과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서리풀지구의 입지적 장점과 분양가 예상 12억, 서초구 평균 수준 벗어나기 힘들어
서리풀지구는 서울 서초구 내 위치해 강남권과 가까워 주거 선호도가 높은 지역이다. 인근에 신분당선 청계산입구역이 있어 교통 접근성도 뛰어나 많은 수요를 예상할 수 있다.
그러나 이러한 입지적 장점 덕분에 분양가는 서초구 평균 수준을 벗어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현재 서초구 신축 아파트의 분양가는 3.3㎡당 약 5,000만 원으로 추정되며, 이를 기준으로 서리풀지구의 24평형(약 79.2㎡) 아파트 분양가는 약 12억 원 정도로 예상된다.
정부는 이번 공급 물량 중 약 55%를 신혼부부용 장기전세주택으로 배정해, 시세의 80~90% 수준으로 분양 전환하겠다고 밝혔다.
이를 감안하더라도 24평형 장기전세주택의 가격은 약 9억 6,000만 원에서 10억 8,000만 원 사이로 추정된다. 이 가격은 여전히 서울 아파트 평균 매매가와 크게 다르지 않다.
특히 서울의 아파트 평균 매매가가 약 12억 원을 넘은 상황에서, 신혼부부가 이 정도 가격으로도 주거비 부담을 덜어낼 수 있을지에 대한 의구심이 남는다.
전문가들, 정책의 실질적 효과에 대한 의문
이번 정책은 신혼부부의 주거 불안을 해소해 출산율을 높이겠다는 취지지만, 서리풀지구의 장기전세주택은 높은 분양가로 인해 주거비 부담을 크게 줄여주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신혼부부가 주거 환경에 따라 자녀 계획을 세운다는 점을 감안할 때, 도심에 가까운 입지에 높은 비용을 부담하면서까지 자녀를 낳으려는 동기를 부여할 수 있을지 미지수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신혼부부의 실질적인 주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단순히 그린벨트를 해제해 공급량을 늘리는 것보다는 도심 내에서 좀 더 실질적인 공공주택 공급과 경제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또한, 이번 그린벨트 해제가 차후 환경에 미칠 영향과 그린벨트 자체의 장기적인 역할에 대한 논의도 필요하다. 그린벨트는 도심 내 녹지공간으로서의 가치를 지니고 있으며, 이를 해제하는 방식으로 주택 공급을 늘리는 것은 근본적인 해결책이 아니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정책 전문가들은 "서리풀지구를 중심으로 한 이번 그린벨트 해제 정책은 신혼부부의 주거 문제를 해결하고 출산율을 높이기 위한 정부의 의지가 담긴 시도"라면서도 "그러나 분양가가 높게 형성될 가능성이 커 실질적인 주거비 부담 해소로 이어지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신혼부부들이 자녀를 계획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는 보다 현실적인 주거 대안과 경제적 지원이 필요한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