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유화학 빅4, 전반적 부진…불황에 해상운임 급등까지 '설상가상' 3분기
LG화학 석유화학부문·한화솔루션 케미칼부문 모두 300억원대 영업손실 롯데케미칼은 4개 분기 연속 적자, '유일한 흑자' 금호석유도 전년 대비 부진 업황 부진에 해상운임 상승까지 영향, 향후 시황 회복 여부는 불투명
[녹색경제신문 = 정창현 기자] 국내 석유화학업계의 주요 기업들이 불황을 이기지 못하고 3분기 모두 부진한 실적을 거뒀다.
석유화학업계에 따르면, LG화학 석유화학부문은 올해 3분기 매출 4조8132억원, 영업손실 382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370억원) 대비 적자 전환했다. LG화학은 원료 가격 및 운임 비용의 일시적 증가와 환율 하락 등이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한화솔루션 케미칼부문은 3분기 매출 1조1886억원, 영업손실 310억원을 기록했다. 역시 글로벌 침체 장기화로 인한 수요 회복 지연과 해상운임의 급격한 상승이 영향을 미쳤다.
롯데케미칼은 3분기 5조2002억원의 매출, 4136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적자전환했다. 4개 분기 연속 적자다.
성낙선 롯데케미칼 재무혁신본부장(CFO)은 3분기 실적 콘퍼런스콜에서 "해상운임 안정으로 중장기적으로는 산업 사이클 관점에서 수급이 점진적으로 개선될 전망"이라면서도 "단기적으로는 지정학적 리스크나 화학 업황의 불황이 쉽게 해소되진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롯데케미칼은 고부가가치 제품 위주로 포트폴리오를 전환하고 자산 효율화를 추진하겠다는 입장이다.
금호석유화학은 이들 중 유일하게 흑자를 기록했지만, 역시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부진했다. 금호석유화학은 올해 3분기 매출액 1조8279억원, 영업이익 650억원의 실적을 거뒀다고 지난 7일 공시했다. 3분기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21.3%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22.8% 감소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금호석유화학의 영업이익이 감소한 것은 주력 제품인 합성고무의 수익성이 떨어진 탓이다. 금호석유화학은 올해 3분기 합성고무 부문에서 7335억원의 매출액과 107억원의 영업이익(영업이익률 1.5%)을 기록했다. 합성고무 매출액은 금호석유화학의 전체 매출액 중 약 40%의 비중을 차지한다. 금호석유화학은 3분기 합성고무 부문 실적에 대해 “전분기 대비 해상운임 급등 및 시장가격 대비 높은 원재료 투입으로 수익성이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국내 주요 석유화학 기업들은 글로벌 침체로 인한 업계 불황이 장기화되면서 부진한 실적을 이어가고 있다. 중국발 공급과잉과 전방산업 부진, 고유가 등의 영향 탓이다.
특히 올해 3분기에는 국제 해상운임까지 급등하면서 이들 기업의 실적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국제 해상운임은 지난 7, 8월 동안 높은 운임 수준이 지속됐는데, 이를 보여주는 지표 중 하나인 상하이컨테이너 운임지수(SCFI)의 경우 꾸준히 3000포인트 이상을 유지했다. SCFI는 지난 7월 5일 기준 3733.80포인트까지 치솟기도 했다.
업계의 향후 전망도 여전히 불투명한 상황이다.
기본적으로 다가오는 연말 시즌이 석유화학업계에서 비수기에 해당되기 때문에 시황 회복이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반면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승리하면서 석유 증산으로 인한 유가 하향안정화가 이뤄져, 향후 실적 개선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해상운임의 경우 일단 안정화가 이뤄져 지난 3분기 수준의 영향은 미치지 않을 것으로 보이지만, 시황 회복이 이뤄지지 않으면 실적 반등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