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제철, 업황 악화에 포항 2공장 폐쇄 추진…노조는 반발 예고
경기 침체, 중국산 저가 공세로 공장 가동률 저조 노조는 폐쇄 반대, 향후 갈등 불가피
[녹색경제신문 = 정창현 기자] 현대제철이 포항 2공장을 폐쇄하기로 내부 결정한 사실이 전해지면서 노사 갈등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14일 철강업계에 따르면, 현대제철은 포항 2공장 가동을 중단하고 이날 오후 노사협의회를 열어 노조와 협의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제철이 공장 가동을 중단하기로 한 주요 원인은 건설 경기 침체와 중국산 철강 제품의 저가 공세다. 건설 경기 침체로 철강 수요 회복이 지연되고 설상가상으로 저가를 앞세운 중국산 철강의 공세까지 이어지자 비용 절감을 위해 생산을 줄이기로 한 것이다.
포항 2공장은 건설 현장에 주로 투입되는 형강 제품을 생산하는 곳이었다. 그러나 업황이 안 좋아지면서 공장 가동률이 줄어왔고 최근에는 한 달에 3, 4일 가량만 가동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현대제철을 비롯한 국내 철강업계는 업황 악화로 지속적인 어려움을 겪고 있다. 건설경기 회복 지연으로 인한 매출 부진과 제품 가격 하락의 영향으로 현대제철은 올해 3분기에 전년 동기 대비 77.5% 감소한 515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앞서 현대제철은 저가 중국산 후판의 유입으로 국내 철강업계가 어려움을 겪자 중국 후판 업체들을 상대로 반덤핑 제소까지 했다.
하지만 기업의 사정과는 별개로, 공장에서 일하는 노동자들 입장에서는 공장 문을 닫을 경우 고용 불안에 대한 우려가 생기고 다른 공장으로 전환 배치돼야 하기 때문에 갈등이 예상된다.
현대제철은 이날 노사협의회 개최를 시작으로 전환배치와 관련한 노사 협의를 이어나간다는 방침이다.
한편, 현대제철과 자회사 직원 400여 명이 근무하고 있는 포항 2공장의 생산량은 약 170만톤으로, 이는 현대제철 전체 생산량의 약 3% 수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