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제철 이어 포스코까지 공장 가동 중단…철강 업황 악화 후폭풍

포스코 포항제철소 1선재공장, 45년 9개월 만에 셧다운 결정 글로벌 공급과잉, 수입산 저가공세 등으로 인한 수익성 악화 영향 현대제철도 최근 포항 2공장 폐쇄 결정, 철강업계 위기론 부상

2024-11-21     정창현 기자

[녹색경제신문 = 정창현 기자] 글로벌 공급과잉과 중국산 저가공세로 인해 현대제철에 이어 포스코까지 공장 가동 중단에 들어갔다. 철강 업황 악화로 인한 후폭풍이 실적 부진을 넘어 공장 가동 중단으로까지 번지는 모양새다.

20일 철강업계에 따르면 포스코는 포항제철소 1선재공장을 전날 셧다운했다. 공장이 가동된 지 약 45년 만이다. 포스코는 글로벌 철강 공급과잉, 중국산 철강의 저가공세, 설비 노후화 등의 요인들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공장 가동 중단을 결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포항제철소 1선재공장은 1979년 2월에 가동을 시작해 총 2800만톤의 선재를 생산해 왔다. 이곳에서 생산한 선재제품은 못이나 나사의 재료가 되거나 자동차 고강도 타이어 보강재로 활용됐다.

포스코는 1선재에서 생산하던 물량을 포항 2~4선재공장에서 전환 생산할 계획이며, 1선재 전 직원은 이달 말까지 공장 정리 후 재배치한다는 방침이다.

현대제철

한편 현대제철도 최근 포항 2공장을 폐쇄하기로 내부 결정한 사실이 전해진 바 있다.

현대제철이 공장 가동을 중단하기로 한 원인 역시 건설 경기 침체와 중국산 철강 제품의 저가 공세다. 건설 경기 침체로 철강 수요 회복이 지연되고 설상가상으로 저가를 앞세운 중국산 철강의 공세까지 이어지자 비용 절감을 위해 생산을 줄이기로 한 것이다.

포항 2공장은 건설 현장에 주로 투입되는 형강 제품을 생산하는 곳이었다. 그러나 업황이 안 좋아지면서 공장 가동률이 줄어왔고 최근에는 한 달에 3, 4일 가량만 가동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글로벌 공급과잉과 중국산 저가공세로 인한 국내 철강업계의 부진은 올해 내내 이어지는 모양새다. 가장 결정적인 원인은 건설경기 회복 지연으로 인한 수요 부진이다. 철강 수요의 60% 가량을 건설산업에서 차지하는데, 건설경기 자체가 부진하면서 철강 수요도 줄고 그에 따라 가격까지 떨어졌다.

이에 따라 철강 업황이 회복되려면 무엇보다 수요 회복이 선행돼야 한다는 분석이 나왔는데, 세계철강협회에서는 글로벌 철강 수요의 회복 속도가 더딜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세계철강협회의 글로벌 철강 수요 전망 자료에 따르면, 세계 철강수요는 올해 17억9300만톤에서 2025년 18억1500만톤으로 소폭 증가할 것으로 전망됐다. 중국의 수요는 올해 8억9600만톤에서 내년 8억8700만톤으로 소폭 감소, 한국의 경우에는 올해와 내년 모두 5400만톤 수준으로 대동소이할 것으로 전망됐다. 수요 부진과 함께 국내 철강산업은 지난해 이후 외형과 이익이 모두 감소하는 추세다.

정익수 한국신용평가 수석연구원은 기업평가본부 보고서를 통해 “중국 수요 부진은 과거와 같은 유의미한 공급 충격이 없을 경우 장기화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며 “내수 역시 시장 포화 및 높은 건설 의존도에 따른 소비구조 한계에 봉착해 현재 성장을 견인할 수요산업이 부재한 상황”이라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