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SMC 근로자, 아시아인은 '만족' VS 백인은 '불만족'...대만도 '열정페이'?
아시아인 근로자, TSMC 3.3점 평가...백인은 고작 2.1점 미국 현지에서도 "연봉은 괜찮"...'직원은 노예' 생각 문제 대만 인건비↓...현지인들에게는 월급 두 배 주는 좋은 직장
[녹색경제신문 = 우연주 기자] TSMC의 미국 애리조나 공장 가동이 코앞으로 다가오는 가운데 애리조나 공장 근로자들을 중심으로 업무 문화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미국 현지인들과 대만 특유의 엄격한 근로 문화가 충돌한다는 분석이다.
미국 기반의 직장 및 상사 평가 커뮤니티인 글래스도어에 따르면 아시아인들의 TSMC 평점은 5점 만점에 3.3점이다. 반면 백인 직원들은 TSMC에게 2.1의 별점을 줬다.
근로자들은 높은 연봉은 장점이지만 '근로 문화'에 문제가 있다는 평을 내놨다.
애리조나 공장에 근무하는 테크니션 A씨는 글래스도어에 "연봉이나 복지는 나쁘지 않다"면서도 "TSMC의 문화는 '직원은 TSMC의 노예'라는 말로 요약할 수 있다. 상상보다 돈이 많은 회사임에도 직원들의 필요를 지원할 능력을 갖고 있지 않다"고 평했다.
애리조나 공장의 다른 테크니션도 "여전히 대만 스타일의 근무 환경이 문제"라고 썼다.
이 외에도 긴 근무 시간, 근무 환경, 워라벨 부족 등이 단점으로 언급됐다.
반면 대만 현지 근로자들은 상대적으로 높은 만족도를 보였다.
다수의 대만 공장 직원들은 "일이 많다"면서도 "연봉이 높다"는 점을 장점으로 꼽았다.
글래스도어의 통계에 따르면 TSMC를 직장으로서 추천한다고 응답한 비율은 아시아인 사이에서는 49%였다. CEO를 인정하냐는 질문에 아시아인의 78%가 '인정한다'고 답했다.
백인 중에서는 오직 16%만이 TSMC를 직장으로 추천한다고 밝혔다. CEO를 인정한다고 답한 비율은 19%에 불과했다.
이같은 차이는 대만 현지의 낮은 임금과 특유의 근로 문화때문이라는 분석이다.
대만 현지에 거주하는 B씨는 "대만은 최저임금이 매우 낮다. 우리나라 돈으로 월 120만원 정도인데, TSMC는 월 260만원 정도를 준다더라. 대만인들 입장에서 TSMC는 두 배 이상의 월급을 주는 좋은 직장인 셈"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대만인은 대만의 근로 문화를 '열정페이'에 비유했다.
대만에서 일한 적 있다는 C씨는 "상사가 '네 일에 열정과 사랑이 있다면 밤 늦게 퇴근하는 것이 싫지 않을 것'이라고 말하더라. 대만에서는 전반적으로 열정을 갖고 일해야 한다는 인식이 있는 것 같다. 당시 내 대만인 상사는 다른 나라에서 일해 본 적이 없어 이상한 점을 못 느끼는 것 같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