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날의 검’ 기업금융...시중은행은 '주춤'·인터넷전문은행은 '질주'

기업금융, 수익성 제고·건전성 악화로 '양날의 검' 하나·신한銀, 기업대출 보수적으로 취급...경쟁 시들 인뱅은 본격적인 SOHO·SME 대출 공급 준비 케이뱅크, 심사전략·CSS 고도화로 역량 강화 중

2024-12-03     정수진 기자
인터넷전문은행

[녹색경제신문 = 정수진 기자] 금융당국의 가계부채 조절 압박에 은행권은 수익성 보완을 위해 올해 들어 기업금융을 중심으로 영업을 펼쳤다. 하지만 경기 둔화 속에 중소기업 중심으로 상환 능력이 빠르게 약화되면서 기업금융이 '양날의 검'이 되고 있다.

이에 시중은행은 최근 올해 들어 공격적으로 늘렸던 기업대출을 조이고 있는 가운데 인터넷전문은행은 새 먹거리로 기업금융을 꼽으며 사업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다. 

3일 금융권에 따르면,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지난 20일 기준 기업대출 잔액은 약 830조원으로 지난달 말 대비 2000억원 줄었다.

올해 들어 꾸준히 상승 곡선을 그린 기업대출 잔액이 감소세로 전환한 것이다. 

실제 5대 시중은행의 기업대출 잔액은 △3월 785조원 △4월 796억원 △5월 830조원 △6월 811조원 △7월 818조원 △8월 822조 △9월 825조원으로 꾸준히 늘었다.

앞서 금융당국의 강도높은 가계부채 억제 조치로 가계대출 성장에 제한이 걸리자 시중은행은 기업대출 유치로 전략을 바꾸면서 공격적인 영업을 펼쳤다. 

다만 올해 들어 공격적 기업대출 확대 전략을 펼쳤던 하나은행과 신한은행이 건전성 관리 차원에서 보수적으로 바꾸면서 은행권의 기업금융 경쟁이 한풀 꺾인 모습이다. 

하나은행은 지난 7월부터 수익성이 낮은 기업대출 자산을 확대하지 않기로 방침을 정했고, 같은 달 기업대출 잔액은 약 3000억원 증가하는 데 그쳤다. 

신한은행은 내년 1월 2일부터 신용보증재단 특례보증대출, 신한 안심 고정금리 특별대출을 포함한 총 11개 기업상품 판매를 중단하다. 

NH농협은행도 지난달 기업대출 잔액이 약 500억원 증가에 불과했다. 

5대

이렇듯 시중은행의 기업대출 경쟁이 시들해진 반면, 인터넷전문은행들은 내년 본격적인 개인사업자(SOHO)·중소기업(SME) 대출 사업 확장에 나설 전망이다. 

특히 케이뱅크가 기업금융 대출 시장 확대를 위해 가장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지난 8월에는 인터넷전문은행 최초로 개인사업자 부동산담보대출인 '사장님 부동산담보대출'을 출시했으며, 9월에는 후순위 대출로 확대했다. 뿐만 아니라 대환대출 고도화와 취급 담보 종류 확대에 나설 계획이다.

아울러 내년 본격적인 SOHO·SME 대출 공급에 앞서 다양한 대안정보를 활용한 심사 전략과 신용평가모형(CSS) 고도화를 지속하고 있다. 

케이뱅크는 지난 10월부터 총 2600만 건에 달하는 삼성카드와 신한카드의 대안신용정보를 대출심사전략에 활용하고 있으며, 지난 3월엔 네이버페이 대안신용평가모형도 도입했다.  

케이뱅크 관계자는 “앞으로도 다양한 영역의 대안신용정보를 활용해 SOHO-SME 시장 확대를 위한 기반 역량을 강화해 나갈 것”이라며 “대출 공급 확대와 안정적인 관리라는 두 목표를 모두 달성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카카오뱅크와 토스뱅크도 SOHO·SME 대출 시장 확대에 열 올리는 중이다.

카카오뱅크의 3분기 기준 개인사업자 대출 잔액은 1조6650억원으로 전 분기(1조4070억원)보다 2580억원 증가했고, 1년 만에 2배 이상 성장했다. 

또한 카카오뱅크는 올해 3분기 실적 발표 컨퍼런스콜을 통해 내년 개인사업자 대출을 1조원 이상 공급하겠고 밝힌 바 있다.

인터넷전문은행 최초로 비대면 개인사업자대출을 선보인 토스뱅크는 현재까지 총 3조1472억원의 자금을 시장에 공급했다. 

토스뱅크는 지난 8월 개인사업자 고객이 신용보증기금 보증 대출 전 과정을 비대면으로 진행할 수 있는 '이지원 보증대출'을 출시했으며,  서울, 부산, 대구, 경남 등 지역 신용보증재단과 협력한 금융 지원 정책 상품도 꾸준히 늘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