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비상계엄 선포에 쏟아지는 가짜뉴스, 기자들도 속았다...몇년 전 군 야간 훈련이 계엄군 사진으로 둔갑
비상계엄 선포되고 나서 불안감 느낀 시민들 확인되지 않은 정보 공유하면서 확산 공식 언론사 중계나 뉴스보거나 사실확인 안된 정보 무조건 신뢰나 공유 피해야
3일 윤석열 대통령이 선포한 사상 초유의 비상계엄령은 선포 2시간 30여분 이후 국회에서 계엄 해제동의안이 가결됐다. 채 3시간이 안되는 짧은 시간이었지만 ‘계엄’ 처음 접하는 상당수 시민들이 사태를 파악하기 위해 포털과 SNS에 몰리면서 한때 트래픽이 초과되면서 일시적으로 접속이 불가능했다.
그 사이 SNS를 통해 계엄 관련한 가짜뉴스 역시 빠르게 전파됐다. 장갑차가 서울 시내를 돌아다닌다는 사진부터 계엄령 선포로 밤 11시 이후 통행이 금지됐다는 이야기 등 사실관계 확인 안된 가짜뉴스가 단시간에 수천, 수만 건 공유됐다.
처음 접해보는 ‘계엄’에 기자들도 속수무책이었다. 각 언론사의 기자들이 모인 단톡방에서도 현재 사진이 아님에도 실시간 사진이라며 과거 사진이 공유됐고 받글(받은글이라는 뜻으로 정부·기업의 공식발표나 언론 보도되기 전의 소식을 전하는 글) 형태로 확인 안된 가짜뉴스들이 빠르게 공유됐다.
시민들의 불안감을 자극한 것은 무장한 ‘군대’의 움직임이었다. 서울 시내에 장갑차가 등장했다며 공유된 사진은 과거 군 야간 훈련 당시 찍힌 사진이었다. 고속도로에 서울로 향하는 장갑차들이 줄지어 지나간다는 소식 역시 가짜뉴스였다. 네이버 카페 등 트래픽이 몰리는 커뮤니티나 SNS가 일시적으로 통신이 끊어지자 새로운 소식을 얻기 위한 시민들의 불안감은 가중됐다.
이 와중에 SNS에서 조회수나 댓글로 수익을 벌어들이는 계정은 사실확인되지 않은 계엄 관련 가짜뉴스를 게시해 혼란을 더해다. 트위터(현, 역세) 에서 수익화 계정 일명 '파딱(파란딱지)' 사용자들은 앞서 언급한 가짜뉴스들을 게시해 뒤늦게 진위여부가 밝혀지자 사용자들 사이에서 비판을 받기도 했다.
SNS 사용자 사이에서는 가짜뉴스를 구별하자는 자정의 움직임이 펼쳐지기도 했다. 사실확인이 안된 사진이나 글은 공유하기를 자제하며, SNS보다 실시간으로 중계되는 방송사의 보도나 뉴스를 참고할 것을 권유했다. 일부 사용자들은 가짜뉴스임이 드러난 게시글이나 사진의 진위 여부를 빠르게 공유하면서 가짜뉴스에 현혹되지 말자고 서로를 격려했다.
트위터 내에 계엄 관련 가짜뉴스 모음 게시글을 만들었던 사용자 A씨는 "뉴스로 계엄 선포를 보고 믿기지 않아 트위터를 확인하니 아수라장"이었다면서 "일부 가짜뉴스들이 무분별하게 퍼지는 것이 마음 아파 앞장서게 되었다"라고 해당 게시글을 작성한 취지를 밝혔다.
그러면서, "클릭 한 번으로 정보를 얻을 수 있는 시대인 만큼 가짜 뉴스도 섞여서 금방 퍼진다는 것을 몸소 느꼈다"라고 밝혔다.
한편, 대통령의 비상 계엄 선포는 1979년 10·26 사태 이후 45년 만이다. 헌법 제77조 제1항은 대통령에게 계엄선포권을 부여하면서 “대통령은 전시 사변 또는 이에 준하는 국가비상사태에 있어서 법률이 정하는 바에 의하여 계엄을 선포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윤 대통령이 비상 계엄을 선포한지 2시간 30여분만에 국회에서 비상계엄 해제 요구 결의안이 가결됐고 윤 대통령은 계엄선포 6시간 만에 이를 해제하고 계엄사를 철수시켰다.
[녹색경제신문 = 조아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