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은행, 대규모 쇄신 단행... "임원 70년대생 전면 배치"

핵심은 조직 슬림화·세대교체... 본부 내 그룹 20개서 17개로 축소 부행장 중 절반인 11명 교체... 부행장급 임원 23명→18명 우리금융도 임원 9명 중 3명 바꾸고 70년대생 전면 배치

2024-12-13     이준성 기자
[제공=우리은행]

[녹색경제신문 = 이준성 기자] 우리은행이 기존 임원을 대거 교체하고 사업조직을 통폐합하는 대대적인 쇄신을 단행했다.   

13일 <녹색경제신문>의 취재를 종합하면 전날 우리은행은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조직개편 및 임원인사를 발표했다. 

이번 조직개편 및 임원인사의 키워드는 슬림화 및 세대교체다. 조직 간소화로 효율성은 높이고 세대교체를 통해 젊은 임원들을 적극 기용하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이번 인사에 따라 부행장급 임원은 기존 23명에서 18명으로 5명 줄었다. 아울러 기존 부행장 중 절반에 달하는 11명이 퇴진했으며 6명이 부행장으로 승진했다. 신임 부행장 중에는 1971년생도 포함됐다. 

해외법인장 연령대도 크게 낮아졌다. 부행장 임기를 마친 임원을 미국, 베트남, 중국 등 주요 해외법인장으로 배치하던 관행을 깨고 70년대생 본부장급을 발탁해 해외영업 활성화를 꾀했다. 

조직개편에서는 부문장 2명이 국내영업부문과 기업투자금융부문 산하 사업그룹들을 나누어 담당하는 기존 방식을 폐지하고 각 사업그룹장들의 독립성과 책임경영을 강화했다. 

또한 ▲개인그룹(개인+부동산금융) ▲WM그룹(자산관리+연금사업) ▲기업그룹(중소+대기업) 등을 업무 중심에서 고객 중심으로 통합하고, 유사한 업무를 담당하는 부서들을 통폐합해 조직 슬림화와 효율성을 도모했다. 이에 따라 본부 내 그룹 수는 기존 20개에서 17개로 축소됐다. 

다만 IB그룹의 경우 기존 CIB그룹에서 별도 그룹으로 독립시켰다. IB그룹을 우리투자증권, 우리자산운용 등 자본시장부문 계열사와의 연계영업과 시너지 창출 등에 집중시키기 위함이다. 

금융사고 예방 및 리스크관리 제고를 위해 내부통제 조직 역시 고도화했다. 자금세탁방지센터와 여신감리부를 본부급으로 격상해 감독·감시 기능을 강화하고, 준법감시실에 '책무지원팀'을 신설해 책무구조도 이행 등 책무관리 업무의 충실도를 높이기로 했다. 여기에, 조직 간 사각지대 없는 내부통제 구현을 위해 ▲준법감시 ▲금융소비자보호 ▲정보보호 ▲자금세탁방지 등의  담당 임원들로 구성된 협의체도 신설키로 했다.

정보보호본부와 자금세탁방지본부를 준법감시인 아래로 모아 재배치함으로써 일부 중복되는 내부통제기능을 제거했다는 점도 눈에 띈다. 이에 대해 우리은행 측은 "영업점 직원들의 중복된 업무량을 현저하게 줄이는 대신 내부통제 본연의 업무에 집중할 시간을 확보해 한층 더 내실을 기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지주와 은행의 통합조직으로 운영하던 리스크관리그룹은 각 조직의 특성에 맞게 분리해 운영하기로 했다. 이를 통해 변동성이 확대 중인 금융시장 환경에 기민하게 대응 가능한 리스크관리를 실행할 계획이다. 

플랫폼 중심으로 급변하고 있는 영업환경에 대비하고자 WON뱅킹사업본부의 편제도 강화했다. ▲WON뱅킹사업부 ▲MyData플랫폼부 ▲인증사업플랫폼부 등 3개 부서를 집중 배치해 최근 리뉴얼한 WON뱅킹 플랫폼 경쟁력 제고에 힘을 쏟기로 했다. 이와 함께 정진완 차기 우리은행장 후보가 중소기업그룹 부행장 시절부터 공을 들인 공급망금융 플랫폼 '원비즈플라자'도 조직을 보강해 고객 유인과 활성화를 계속 진행할 방침이다.

영업조직도 대수술에 들어갔다. 인근 영업점 5~6개를 묶어 공동영업·합산평가하던 '영업점 VG(Value Group)제도'를 내년부터 전면 폐지한다. 개별 영업점 단위의 세밀한 고객관리와 신속한 영업추진 등이 변화된 점포환경에 부합한다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전면적인 조직 쇄신을 위해서 '혁신경영TFT'의 가동도 결정했다. ▲성과관리체계 변경 ▲퇴직직원 경력 활용 ▲여성인력 확대 등 은행의 중장기적 인사전략을 수립하고 추진하는 조직으로, TF장에는 인사와 영업 경험이 풍부한 본부장을 선임했다는 설명이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이번 인사 및 조직개편은 고객이라는 대명제를 중심에 두고 본부조직 슬림화와 영업조직 효율화를 위한 고민을 담았다"며 "한층 젊어지고 역동적인 경영진과 함께 내부통제 역량 강화를 바탕으로 본업 경쟁력을 높여 2025년을 '신뢰받는 우리은행' 회복의 원년으로 삼을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우리금융지주 또한 전날 조직개편 및 임원인사를 단행했다. 이번 인사로 9명의 임원 가운데 3명이 교체됐다. 경영지원부문과 브랜드부문에서 1970년대생 부서장을 상무급 임원으로 승진시키는 동시에, 성장지원부문에서 은행 본부장을 부사장으로 발탁했다는 점 등이 주요 사항이다. 

우리금융 관계자는 "우리금융은 올해 대내외적인 위기를 맞으면서 고객과 주주들의 신뢰를 회복해야한다는 절박함 속에서 고군분투 중"이라며 "국내외 경제 불확실성이 더욱 커진 만큼 새롭게 발탁된 경영진들이 조직에 변화와 혁신의 새바람을 불어넣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