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금융, '회장후보추천위원회' 개시... 차기 회장 후보에 함영주 등 5명 선정
하나금융, 23일 차기 회장 후보군 발표... 함 회장 포함돼 함 회장, 실적·내부통제 등 경영 성과 합격점이라는 평가 지배적... 연임 가능성 높아 금융권 관계자 "하나금융, 수장 교체 통한 전면 쇄신보다는 체제 유지 바탕으로 성장 추구할 것"
[녹색경제신문 = 이준성 기자] 함영주 하나금융지주 회장의 임기가 내년 3월 말 만료됨에 따라 함 회장의 연임 여부에 금융권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경영 성과가 탄탄한 데다가 규정 개선으로 '나이 이슈' 또한 해결된 만큼 함 회장의 연임 기상도는 쾌청하다는 관측이 나온다.
23일 <녹색경제신문>의 취재를 종합하면 이날 하나금융은 회장후보추천위원회(이하 회추위)를 열고 함 회장, 이승열 부회장 겸 하나은행장, 강성묵 부회장 겸 하나증권 사장, 외부 후보 2명 등을 차기 회장 후보군으로 선정했다. 외부 후보의 경우, 후보 본인들의 요청에 따라 최종 발표 때까지 비공개로 하기로 했다. 회추위는 내년 1월 회의에서 기업가 정신, 비전, 경영전략, 전문성 등 4개 분야의 14개 세부 평가 기준에 따라 후보별 발표와 면접을 진행한 뒤 최종 후보 1명을 선정할 예정이다.
이와 관련해 금융권에서는 함 회장의 연임 가능성이 높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함 회장이 취임 후 꾸준히 우수한 경영 성과를 쌓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일례로 하나금융은 함 회장 임기 첫 해인 2022년 사상 최대 규모의 당기순이익(3조5706억원)을 기록했으며, 지난해에도 3조원 중반대의 견조한 실적(3조4217억원)을 수확하는 등 호실적을 이어가고 있다.
올해 역시 기세를 올리는 중이다. 하나금융의 올 3분기 누적 당기순이익은 3조225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8.3% 증가했다. 하나금융이 올해 다시 한번 연간 순이익 최대치를 갈아치울 수 있다는 예상이 나오는 이유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 등에 따르면 하나금융의 올 연간 순이익 컨센서스(증권사 전망치 평균)은 1년 전보다 11.6% 늘어난 3조8182억원으로 집계됐다.
아울러 5대 금융지주(신한·KB·하나·우리·NH농협) 가운데 하나금융의 내부통제가 상대적으로 원활히 작동하고 있다는 점도 함 회장의 연임 가능성에 무게를 더한다. 함 회장 취임 이후 하나금융이 금융사고 등에서 비교적 자유로웠던 만큼 내부통제 문제가 함 회장의 연임을 가로막을 일은 없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이와 함께 '나이 이슈'가 해결됐다는 점 또한 함 회장 입장에서는 호재다. 앞서 하나금융은 지난 2일 '사내이사 만 70세 정년 규정'으로 불리는 이른바 '70세 룰'을 개정했다. '이사의 재임 연령은 만 70세까지로 하되 재임 중 만 70세가 도래하는 경우 최종 임기는 해당일 이후 최초로 소집되는 정기주총일까지로 한다'였던 기존 지배구조 내부규범에서 '해당일 이후'를 '해당 임기 이후'로 변경한 것이 핵심이다.
개정 전 규범에 따르면 올해 만 68세인 함 회장은 연임에 성공하더라도 2027년 3월까지 2년만 재임할 수 있었다. 그러나 규범 개정에 따라 연임 시 내년 4월부터 2028년 3월까지 3년의 임기를 모두 채울 수 있게 됐다. 나이가 함 회장의 발목을 붙잡을 가능성은 사라진 셈이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함 회장이 취임 이후 딱히 모자란 부분 없이 하나금융을 이끌어왔다는 것이 중론"이라며 "(하나금융이) 수장 교체라는 대형 쇄신을 단행하기보다는 현 체제를 유지하면서 안정적으로 성장을 이어가려 하지 않을까 싶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