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빌라 월세 비중 50% 돌파...지난 8월 '신축 빌라 무제한 매입' 효과는?
- 전세사기·고금리 부담에 월세 선호 증가, 임대차 시장 구조 변화 본격화 - 서울 빌라 월세 거래 50.3%…서민 주거비 부담 가중 우려
[녹색경제신문 = 문홍주 기자] 서울 빌라 시장에서 월세 비중이 처음으로 50%를 넘어섰다. 이는 전세사기 우려와 전세자금 대출 이자 부담 증가 등으로 월세를 선호하는 세입자들이 급증한 결과로 분석된다.
한편 지난 8월 정부는 빌라 시장 안정화를 위해 신축 빌라를 무제한 매입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하기도 했으나, 얼마나 매입했는지에 대한 구체적인 수치는 밝히지 않고 있다.
다만, LH 내부에서는 '올해 매입 목표를 달성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정부의 신축 비아파트 주택 무제한 매입 발표 이후, 연립·다세대·단독주택 가격이 상승하여 매입에 어려움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사실상 정부의 빌라 시장 안정화 대책이 전무한 가운데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서 밝힌 서울 지역 빌라 월세 거래 비중은 50.3%를 기록하며 전세 거래를 넘어섰다.
2024년 11월 기준, 특히 노원구(56.8%), 강북구(54.1%), 중랑구(52.7%) 등 중저가 빌라가 밀집된 지역에서 월세 거래 비중이 두드러졌다. 이와 같은 변화는 서민층 주거 형태가 빠르게 월세 중심으로 이동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전세에서 월세로의 전환이 가속화된 주요 배경에는 전세사기에 대한 불안감과 고금리로 인한 전세자금 대출 부담이 있다.
최근 몇 년간 전세사기가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면서 세입자들이 전세 계약에 대한 리스크를 인지하기 시작했고, 이에 따라 리스크가 적은 월세를 선호하는 경향이 커졌다. 또한 고금리 기조가 이어지며 전세자금 대출 이자가 증가해, 전세를 유지하는 것보다 월세를 선택하는 것이 경제적이라는 판단이 확산되고 있다.
임대인들의 전세금 반환 부담도 월세 증가에 영향을 미쳤다. 임대인들이 전세금을 돌려주기 어려운 상황에서 월세로 전환하는 경우가 늘어나면서 전세 공급은 줄고 월세 비중은 증가했다. 이는 시장 구조의 근본적인 변화를 나타낸다.
월세 거래 비중 증가가 임대차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적지 않다. 월세 선택이 늘어나면서 세입자들의 주거비 부담이 커지고 있다. 국토교통부 통계에 따르면 서울 평균 월세는 2024년 초 대비 8.5% 상승했다. 한편 전세 공급이 줄어들며 전세 가격 상승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월세와 전세 모두에서 세입자들의 부담이 커지는 구조적 불안정이 우려된다"라며 "정부의 임대차 시장의 안정화를 위한 종합적인 대책이 요구되는 시점"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