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와이디 M&A] 끝나지 않은 머니게임…최대주주 레그테크 정체는④

레그테크, 자본잠식 디와이디 인수…메자닌 확보 목적? 디와이디, 5회차 자기 CB 50억·6회차 콜옵션 25억 보유 엠에프엠 이어 디와이디…레그테크·리버스에이징 관계 '주목'

2025-01-13     박준형 인사이트녹경 기자

[인사이트녹경 = 박준형 기자] 실적 악화로 자본잠식에 빠진 디와이디 최대주주가 레크테크로 변경됐다. 지난해 11월 리버스에이징홀딩스를 대상으로 진행한 경영권 변경 계약이 한달여만에 철회되면서 새로운 원매자를 구한 것이다. 다만 시장 일각에선 레크테크의 디와이디 인수합병(M&A) 목적이 경영 정상화보단 자기 전환사채(CB) 등 메자닌(주식연계채권) 지배력 확보를 노리고 들어온 것이 아니냔 지적을 내놓고 있다.

레그테크, 디와이디 인수와 동시에 메자닌부터 확보

1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지난 8일 레그테크는 100억원 규모의 디와이디 유증 납입을 완료했다. 납입 완료를 통해 레그테크는 신주 1727만1158주(14.58%)를 인수. 이일준 대양산업개발 회장(5.13%)을 제치고 디와이디 최대주주에 올랐다.

레그테크 최대주주는 지분 95%를 보유하고 있는 이후록씨다. 이씨는 금융감독원 출신으로 자산운용감독국, 제재심의위원회 등을 거쳤다. 이후 은행연합회를 거쳤으며, 현재 법무법인 율촌의 수석 전문위원으로 있다. 이 밖에도 이씨는 지난해 더블에이치엠이 제주맥주를 인수할 당시 감사로 이름을 올렸으며, BF랩스, 엔에스이엔엠(전 아이오케이), 나이스디앤비 등에서 기타비상무이사 또는 감사로 이름을 올렸다.

레그테크는 규제 관련 제품 개발, 소프트웨어 개발 및 공급을 하는 곳이다. 다만 실질적인 사업을 영위하지 않는 것으로 파악된다. 지난해 기준 자본금 190만원에 매출액은 0원이다. 사실상 디와이디 인수를 위해 활용된 페이퍼컴퍼니(장부상회사)인 셈이다.

이 때문에 시장에선 레그테크가 디와이디의 메자닌 지배력을 노리고 M&A에 나선 것이 아니냔 지적이 나온다. 실제 레그테크는 디와이이 인수와 동시에 디와이디의 자기전환사채 일부를 확보했다. 앞서 디와이디는 만기전 취득한 5회차 CB 일부(30억원)를 에이온투자조합이라는 곳에 매각할 계획이었다. 레그테크는 디와이디 최대주주에 오른 바로 다음날 해당 CB 확보에 나섰다.

에이온투자조합의 잔금 납입이 수차례 밀리면서 계약이 해제될 위기에 처하자 아이온투자조합 대신 25억원 규모의 CB를 인수하기로 한 것. 에이온투자조합과 레그테크는 오는 3월 각각 5억원, 25억원의 대금을 납입하고 디와이디 자기 CB를 인수할 계획이다.

레그테크는 디와이디 최대주주에 오르면서 “자기전환사채매도 계약 승계 예정”이라고 밝혔다. 다만 레그테크의 추가적인 자기 CB 인수 계획은 알려지지 않았다. 디와이디 관계자는 “디와이디의 자기 CB 재매각은 공시사항이라 확인해 줄 수 없다”면서 “레그테크가 인수할 예정인 자기 CB가 어떤 건들인지는 공시가 나오고 확인해 봐야 한다”고 밝혔다.

현재 디와이디는 50억원 규모의 자기 CB(5회차)를 보유하고 있다. 이중 30억원을 레크테크 등을 대상으로 재매각을 추진하고 있으며, 20억원은 아직 대상자가 결정되지 않았다. 이밖에 오는 5월부터 주식전환 청구시점이 도래하는 50억원 규모의 6회차 CB에 대한 콜옵션 50%(25억원)도 보유하고 있다.

리버스에이징·레그테크 '연결고리'

레그테크는 리버스에이징홀딩스가 납입할 계획이었던 유상증자의 투자자 지위를 그대로 이어받았다. 당초 리버스에이징홀딩스가 120억원의 유증을 통해 디와이디 경영권을 인수하기로 했지만, 리버스에이징홀딩스에 대한 잡음이 이어지면서 지난달 계약이 해제됐다. 레그테크는 해당 유증 금액은 100억원으로 낮춰 인수를 완료했다.

다만 디와이디 M&A의 실질적인 인수 주체는 따로 있을 것이란 지적이 나온다. 리버스에이징홀딩스와 레그테크가 모두 디와이디 M&A를 목적으로 한 장부상법인에 가깝기 때문이다. 리버스에이징홀딩스는 성수동 공유오피스에 주소지를 두고 있으며, 사실상 영업활동을 하지 않고 있다. 리버스에이징홀딩스의 홈페이지 역시 경영권 매각 계약(11월6일)을 전날(11월5일) 급히 만들어졌다.

리버스에이징홀딩스와 레그테크 역시 주요인물들도 겹치는 것으로 파악된다. 리버스에이징홀딩스는 디와이디 M&A 시도전 엠에프엠코리아 인수에 나선바 있다. 리버스에이징홀딩스의 M&A 시도 당시 엠에프엠코리아 이사진 장악을 시도했던 인물이 레그테크의 이후록씨와 이종필 비엘코스메틱 대표다. 리버스에이징홀딩스는 유증과 CB를 통해 380억원을 납입할 예정이라고 밝혔지만 최종 철회됐고, 이후록, 이종필씨의 사내이사 선임 건도 모두 부결됐다.

리버스에이징홀딩스가 디와이디 인수를 시도할 당시 비엘코스메틱 역시 디와이디 자기 CB를 인수한 것을 확인된다. 디와이디는 앞서 리버스에이징홀딩스를 대상으로 경영권 매각 계약을 체결하면서 만기전 취득한 100억원 규모의 5회차 CB 재매각을 추진한 바 있다. 당시 가장 많은 CB(30억원)를 받아가는 곳이 비엘코스메틱이었다. 5회차 CB 100억원 중 60억원 가량을 이종필씨와 이후락씨가 인수하는 것이다.

또 이종필 비엘코스메틱 대표는 개인적으로도 디와이디 자기 CB 10억원을 인수하기로 했었다. 다만 이종필와의 자기 CB의 매각 계약은 최총 철회됐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이일준 회장의 디와이디 인수 당시 디와이디는 400억원 규모의 CB의 자기 CB를 보유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디와이디 인수를 통해 이 회장은 메자닌 지배력을 확보했고 디와이디 자기CB는 삼부토건 인수자금으로 활용됐다”면서 “재매각을 통해 시장에 풀린 자기 CB는 주가 급락의 원인이 될 수 있어 향후 손바뀜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한편 디와이디는 지난해 3분기 자본잠식에 빠졌다. 작년 3분기 누적 기준 순손실 규모가 445억원으로 전년 동기(118억원) 대비 4배 가까이 늘었다. 같은 기간 자본총계는 390억원에서 157억원으로 급감. 자본금(392억원)을 하회하며 자본잠식률 59.80%를 기록했다.

디와이디 인수와 관련한 <녹색경제신문>의 질의에 레그테크 관계자는 “3자배정 유증으로 최대주주 변경 공시가 이뤄진 건데 디와이디 경영의 의지를 보여준 것이”라며 “디와이디의 건설사업부를 정리하고 코스메틱사업부에 집중해 회사를 좀 더 정상화 시킬 계획으로 새 경영진에 대한 것이나 신규사업 및 이일준 회장의 거취 등에 대해선 향후 임시주총 이후에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이후록 위원과 비엘코스메틱 사이의 관계는 자세히 알지 못한다”면서도 “레그테크와 리버스에이징홀딩스는 관계가 없는 회사로 추가적인 자기 CB의 매입 계획은 없다”고 말했다. 

[사진=디와이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