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사, 금리인하에 자본건전성 방어 '안간힘'...작년 최대규모 자본확충

- 지난해 8.3조원 자본증권 발행...전년比 2.8배, 연간 최대규모 - 금리인하 본격화, 회계제도 강화에 K-ICS 하락...재무건전성 이슈 부각 - 올해도 자본성증권 발행 잇따를 전망...선제적 자본건전성 관리 총력

2025-01-14     윤덕제 기자

 

[녹색경제신문 = 윤덕제 기자]지난해 보험사들이 재무건전성 강화에 주력하면서 자본성증권 발행 규모가 큰 폭으로 증가했다. 본격적인 금리 인하기에 접어들면서 이같은 보험사들의 자본확충 기조는 올해도 계속될 전망이다.

14일 이병건 DB금융투자 리서치센터장에 따르면 지난해 보험사들은 8조3250억원의 자본증권을 발행해 연간 최대규모를 기록했다. 이는 전년도 2조9540억원 대비 2.8배 증가했을 뿐만 아니라 새로운 회계제도 도입을 앞두고 자본증권 발행이 증가했던 2022년의 4조5899억원에 비해서도 크게 증가한 규모다.

보험업계에서는 지난해 이같은 자본증권 발행 규모가 급증한 요인으로 금융당국의 재무건전성 규제 강화와 금리인하를 꼽고 있다. 

금융당국이 무저해지 상품에 대한 계리적 가정을 강화한 결과, 보험사들의 CSM 및 자본이 감소하면서 보험사 건전성 지표인 K-ICS비율을 끌어내린 것으로 풀이된다. 또한 보험연구원에 따르면 기준금리가 1%p 인하될 경우 생명보험사와 손해보험사의 K-ICS비율은 각각 25%p, 30%p 떨어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실제 금감원에 따르면 지난해 6월말 기준 보험회사 지급여력비율은 전분기(223.6%) 대비 6.3%p 하락한 217.3%로 집계됐다. 전년도 232.2% 보다는 14.9%p 떨어진 수치다. 

이같은 지급여력비율 변동은 시장금리 하락 등의 영향으로 K-ICS 가용자본은 감소한 반면 요구자본은 증가했기 때문이다.

지급여력비율은 보험사 재무건전성을 나타내는 대표적 지표로 가용자본을 요구자본으로 나눈 값이다. 지급여력비율이 높을수록 보험사는 고객에게 보험금을 지급할 수 있는 능력이 높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처럼 금리 하락기에 대응해 재무건전성 지표인 지급여력비율이 떨어질 수 있어 보험사들은 신종자본증권, 후순위채 발행 등 자본확충을 서둘러왔다. 통상 금리 인하는 만기가 긴 보험상품 특성상 자산가치 증가보다 부채가치 증가가 더 커 자본이 감소하는 효과를 불러오기 때문이다.

이례적으로 지난해 12월 연말에도 한화생명이 8000억원, 현대해상이 9000억원의 후순위채를 발행하는 등 2조3000억원의 자본확충이 진행되기도 했다.

보험업계 한 관계자는 "새 회계제도 도입으로 보험부채 평가 기준이 원가에서 시가로 변경돼 보험사 부채가 늘어날 수 있다"며 "부채가 늘면 보험사 자본건전성 기준인 지급여력비율이 떨어질 수 있어 자본확충 필요성이 커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시장금리가 하락할 경우에도 보험부채의 증가가 지급여력비율 하락에 영향을 미칠 수 있어 선제적 자본건전성 관리가 요구되고 있다"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