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M 인사이드] 유니테스트, SK하이닉스 HBM4 '번인테스터' 입고
2월 중 데모 출고, 이르면 2분기 말 퀄 예상 日 어드반테스트 장악 시장 대체 효과 기대 유니테스트 등 후공정 테스터 제조사 국산화 기회
[인사이트녹경 = 조영갑 기자] 코스닥 반도체 후공정 검사장비 주요 제조사인 유니테스트가 SK하이닉스 HBM4 선단 라인에 후공정 검사장비인 번인테스터(Burn-in Tester)를 입고한다. 다만 HBM4가 아직 양산 전 단계의 고객사 샘플 제조 단계이기 때문에 양산 퀄(품질)까지는 시일이 걸릴 전망이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유니테스트는 현재 SK하이닉스 HBM4 선단 라인에 신규 번인테스터를 2월 중으로 입고하고, SK하이닉스와 품질인증(퀄) 테스트 프로세스를 진행한다.
HBM4는 6세대 HBM(고대역폭메모리) 제품으로, D램의 단수를 16단까지 쌓아올린 제품이다. 단수가 기존 8, 12단 HBM 대비 높기 때문에 데이터 용량이 24GB에서 36GB로 크게 늘어나고, 고성능 AI GPU(그래픽처리장치)에 대응할 수 있다. 대신 단수가 높아지기 때문에 공정의 난도가 크게 올라가고, 그만큼 수율 이슈가 불거지기 쉽다. 현재 SK하이닉스는 선행 개발팀을 중심으로 HBM4 공정 기술 안정화를 꾀하고 있다.
반도체 업계에서는 유니테스트가 HBM4 관련 퀄을 획득하면, 기존 일본 어드반테스트(ADVANTEST)가 공급 라인을 장악하고 있는 웨이퍼 번인 테스트 시장에 일부 균열을 내는 동시에 SK하이닉스가 추진하는 장비 국산화 흐름에 편승할 수 있을 걸로 보고 있다. 어드반테스트는 웨이퍼 고온, 고전압 환경 검사 WFBI(Wafer Burn In) 테스트 부문의 글로벌 최강자다.
업계 관계자는 "여전히 HBM 관련 테스터 시장은 어드반테스트가 장악하고 있지만, HBM 양산이 늘어나는 만큼 비례해 테스터의 캐파를 맞추지는 못하고 있다"면서 "유니테스트를 비롯해 디아이 등 국내 후공정 테스터 제조사에게 SK하이닉스의 장비 국산화 흐름은 좋은 기회"라고 설명했다.
2000년 설립된 유니테스트는 반도체 후공정 검사장비 섹터에서 오랜 업력을 다진 제조사다. 국내 최초로 메모리 모듈 테스터, 메모리 컴포넌트 테스터를 개발하면서 업계의 이목을 모았다. 특히 번인테스터 섹터에서 국내 주요 D램 제조사들의 공급 라인을 확보하면서 사세를 키웠다. 번인테스터는 제조 과정에서 결함을 찾기 위해 웨이퍼 단계에서 고열, 고전압 환경에 노출시켜 테스트를 진행하는 검사장비다. 적층 구조가 고도화되는 HBM 제조 환경에서 수율 확보를 위해 높은 성능이 요구된다.
2009년부터는 태양광 등 신재생에너지 부문으로 사업영역을 확장, 현재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를 개발하고 있다. 페로브스카이트는 기존 실리콘 소재보다 광전효율과 전기전도성이 우수한 차세대 물질이다. 2021~2022년 연속 영업손실을 내다가 2023년 매출액 1678억원, 영업이익 71억원으로 턴어라운드에 성공했다. 다만 지난해 말 기준 적자전환이 예상(결산 전)된다.
업계에서는 유니테스트가 2월 중 SK하이닉스 샘플 제조라인에 데모 타입의 번인테스터를 입고하고, 약 3~4개월의 퀄 테스트를 거쳐 2분기 말 혹은 3분기 내 정식 PO(구매주문)를 받을 것으로 보고 있다. SK하이닉스가 엔비디아 차세대 GPU(루빈) 향 HBM4 공급 시기를 연내로 설정한 만큼 후공정 설비들의 입고 역시 속도가 붙고 있는 상황이다. 유니테스트는 기존 4,5세대 HBM 라인에도 번인테스트를 일부 공급하고 있다.
유니테스트 관계자는 "정확히 시기를 특정할 순 없지만, 차세대 HBM 개발과 관련해 고객사 협업이 진행되고 있고 연내 퀄 통과를 목표로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