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경기 둔화에 ABS 발행 '뚝'...부실채권 기반 ABS는 46% 증가

- 2024 ABS 발행 51조7054억...전년비 22% 감소 - 대출채권 기초 ABS 발행 ↓, 매출채권 기초 ABS 발행 소폭 ↑ - NPL 기초 ABS 발행 46% 증가...은행 ABS 발행 40% 증가 영향

2025-01-31     나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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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색경제신문 = 나아영 기자] 지난해 자산유동화증권(ABS) 시장이 급격히 위축된 것으로 나타났다. 주택경기 둔화와 금리 상승 여파로 주택저당증권(MBS) 발행이 크게 줄면서 전체 ABS 발행 규모가 5분의 1 이상 급감한 가운데, 부실채권(NPL) 기반 ABS는 오히려 크게 늘어 대조를 이뤘다.

금융감독원이 31일 발표한 '2024년 자산유동화증권 등록발행 실적'에 따르면, 지난해 등록 ABS 발행 규모는 51조7054억원으로 전년(66조773억원) 대비 14조3720억원(21.8%) 감소했다.

유동화자산별 ABS 발행 실적을 보면, 대출채권 기초 ABS는 28조9959억원으로 전년보다 35.0% 줄었다. 특히 MBS 발행이 18조9539억원으로 전년(37조414억원) 대비 48.8% 급감했다. 한국주택금융공사의 특례보금자리론 종료(2024년 1월)와 주택경기 둔화가 주요 원인이다.

반면 매출채권 기초 ABS는 17조4229억원으로 7.7% 늘었다. 특히 카드채권 기초 ABS가 6조2957억원으로 37.7% 증가했다. 신용카드 사용 증가와 카드사들의 유동성 확보 노력이 주효했다.

자산보유자별 ABS 발행 실적은 뚜렷한 차이를 보였다. 한국주택금융공사의 ABS 발행은 18조9539억원으로 전년보다 절반 가까이(48.8%) 줄었다. 반면 금융회사는 25조776억원 규모의 ABS를 발행해 20.0% 늘었다. 특히 은행의 ABS 발행이 크게 늘었다. 은행은 NPL 기반 ABS 발행을 확대해 7조3496억원의 ABS를 발행했다. 이는 전년보다 40.7% 증가한 수치다.

일반기업의 ABS 발행은 7조6739억원으로 전년 대비 5.7% 감소했다. 경기 불확실성 증가로 기업들의 자금조달 수요가 줄어든 영향이다.

주목할 만한 점은 NPL 기초 ABS 발행이 8조231억원으로 전년 대비 46.0% 늘었다는 것이다. 금감원은 은행 등의 부실채권 매각을 통한 자산건전성 확보 노력이 이 같은 증가세의 배경이라고 설명했다. 국내은행의 연체율은 2024년 10월 기준 0.45%로, 전년 동기보다 올랐다.

2024년 ABS 시장의 또 다른 특징은 새마을금고와 신협 단위조합의 ABS 최초 발행이다. 금감원은 "자산유동화법 개정으로 자산 보유자 요건이 완화됨에 따라 새마을금고, 신협의 NPL 기초로 ABS 발행이 가능해졌다"고 설명했다. 2024년 이들 기관의 NPL 기초 ABS 발행 규모는 5456억원에 달했다. 금감원은 "상호금융 단위조합도 자산보유자에 포함하되, 여신규모 1000억원 이상인 경우로 한정했다"고 덧붙였다.

한편, 등록 ABS 전체 발행잔액은 2024년 말 기준 257조6000억원으로 2023년 말(253조4000억원) 대비 4조2000억원 증가(1.7% 상승)했다. 이는 ABS 발행 규모 감소에도 불구하고, 기존 발행 ABS의 만기가 도래하지 않은 영향으로 풀이된다.

비등록 ABS의 경우, 2024년부터 발행 정보 공개 의무가 신설돼 처음으로 통계가 제공됐다. 2024년 비등록 ABS 총발행 규모는 444조7932억원으로 집계됐다. 이 중 대출채권 기초 ABS가 251조737억원(56.4%)으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으며, 부동산 PF 관련 ABS가 162조9102억원으로 대출채권 기초 ABS의 64.9%를 차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