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딥시크, GPU 시장에 던진 파란...‘탈 GPU 시대’ 열리나?

저사양 GPU로 고성능 AI 모델 개발 성공 엔비디아 하루 만에 시총 846조 증발...GPU 시장에 파장 업계 “탈 GPU 시대 도래는 아직 미지수”

2025-02-04     문슬예 기자
CES2025에서

[녹색경제신문 = 문슬예 기자] 중국의 AI 스타트업 딥시크(DeepSeek)가 엔비디아의 저사양 AI 프로세서 H800으로 학습시킨 R1을 공개하며 GPU 중심의 AI 개발 패러다임의 변화 가능성을 열었다. 딥시크의 성공이 엔비디아 독주 체제에 균열을 일으킬 수 있다는 분석이다. 

딥시크는 지난달 20일 새로운 AI 모델 R1을 공개했다. R1은 딥시크가 지난해 12월 개발한 V3 모델을 기반으로 선보인 경량화 모델이다. 미국의 대중국 AI 반도체 수출 제재로 인해  V3는 학습에 엔비디아의 고성능 그래픽처리장치(GPU) H100 대신 저사양 제품 H800을 이용했다. 

딥시크의 발표 이후 엔비디아 주가는 GPU 의존도 하락 전망이 제기되며 폭락했다. 

지난달 27일 엔비디아 주가는 하루 만에 16.97% 폭락해 시가총액 846조원이 증발하는 등 타격을 입었다. 딥시크의 성공이 GPU 시장에 미치는 파급력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다. 

다만, 딥시크가 AI 개발 비용을 절감하고 많은 기업들이 AI 시장에 참가할 수 있는 길을 열었지만, 딥시크의 성공이 곧 ‘탈 GPU’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는 신중한 분석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딥시크의 등장은 AI 개발 방식에 다양한 가능성을 제시한 사례”라며 “강화 학습을 통한 AI 모델 개발은 비용 절감뿐만 아니라 새로운 AI 모델 개발 방식을 탐구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다만, 딥시크의 기술이 모든 AI 모델 개발에 적용될 수 있는 것은 아니며 GPU의 중요성은 여전히 유효하다”며 “대규모 모델 학습이나 복잡한 연산이 필요한 분야에서는 고성능 GPU가 필수적”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딥시크는 R1이 특정 AI 벤치마크에서 지난해 9월 오픈AI가 출시한 ‘o1’을 능가했다고 주장했다. 

딥시크는 이전 모델인 V3 개발에 557만6000달러(한화 약 81억3000만원)이 들었다고 밝혔다. 이는 오픈AI 등 기존 AI 모델의 학습 비용과 비교했을 때 10분의 1이 되지 않는 금액이다. 

다만, 딥시크는 “선행 연구와 데이터, 알고리즘 등에 들어간 비용을 제외한 ‘공식 훈련(official training)’ 비용만 포함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V3의 총개발비는 공개된 비용보다 많을 수 있다는 것이다. 또한 딥시크는 R1에 쓰인 개발 비용은 공개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