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사, 킥스(K-ICS)비율 사수에 진땀...연초부터 줄줄이 자본조달 '분주'
- 후순위채 등 자본증권 발행 잇따라...금리인하 본격화 대비 차원 - 롯데손보, DB손보, DB생명, 메리츠화재 수요예측 진행...K-ICS 안정적 관리 중요 - 작년 8.3조원 발행 등 보험사 자본확충 기조 올해도 지속 전망
[녹색경제신문 = 윤덕제 기자]연초 보험사들의 자본확충 움직임이 분주하다. 지난해부터 금리인하가 본격화되면서 올해 보험사 재무건전성 핵심지표인 지급여력비율(K-ICS)을 안정적으로 관리하는 것이 가장 시급한 과제로 꼽히고 있다.
5일 <녹색경제신문> 취재에 따르면 국내 주요 보험사들이 올 들어 잇따라 후순위채 발행을 위한 수요예측에 나서고 있다.
금감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롯데손해보험은 오는 12일 1000억원 규모의 후순위채 발행을 공시했다. 수요예측 결과에 따라 최대 1500억원까지 발행총액이 변경될 수 있다. 이번 수요예측시 공모희망금리 밴드는 대표주관사와 협의해 연 5.50%~5.90%로 최종 결정됐다.
롯데손보의 증권신고서에 따르면 이번 후순위채 발행을 통해 확충된 자금은 신(新)지급여력제도(K-ICS)비율 관리를 충족시키기 위한 운용전략에 따라 투자할 예정이다. 국내외 유가증권 등 투자, 대출채권 및 단기금융상품 운용에 사용할 것으로 보인다.
실제 롯데손보의 경과조치 후 K-ICS비율(작년 9월말 기준)은 159.8%로, 금융당국의 권고치인 150%에 근접한 수준에 머물고 있다. 이는 지난해 6월말 기준 173.1%에 비해 13.3%p 하락한 수치다.
이에 따라 향후 시장금리 하락 및 할인율 현실화 방안으로 추가적인 K-ICS 할인율 하락이 예상될 수 있어, 보다 더 적극적인 대비가 필요하다는 판단이다.
K-ICS(지급여력)비율은 보험사 재무건전성을 나타내는 대표적 지표로 가용자본을 요구자본으로 나눈 값이다. 지급여력비율이 높을수록 보험사는 고객에게 보험금을 지급할 수 있는 능력이 높다는 것을 의미하며, 보험업법상 최소 기준치는 100%, 금융당국 권고 기준은 150% 이상이다.
앞서 지난달 한화손보는 후순위채 발행을 위한 3000억원 규모의 수요예측에서 5410억원의 주문이 들어와 5000억원 규모로 발행을 결정했다.
아울러 DB손해보험, DB생명 및 메리츠화재 등도 후순위채 발행을 위한 수요예측에 나선다. DB손보와 DB생명의 발행 예정 후순위채는 각각 4000억원, 2000억원 규모다.
메리츠화재의 모집 물량은 1500억원 규모로, 수요예측 결과에 따라 최대 3000억원까지 늘어날 수 있다. 수요예측시 공모희망금리는 연 3.80%~4.30%로 결정됐다. 메리츠화재의 경우 작년 9월말 기준 K-ICS비율은 256.0%로 안정적 수준을 유지하고 있지만 금융시장 불확실성이 지속되고 있는 만큼 보다 더 충분한 지급여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로 풀이된다.
이처럼 최근 본격적인 금리인하기에 접어들면서 보험사들의 자본확충 기조는 올해될 계속될 전망이다. 지난해 보험사들은 8조3250억원의 자본증권을 발행해 연간 최대규모를 기록하기도 했다.
보험업계 한 관계자는 "보험사들이 자본증권 발행을 서두르는 배경에는 금융당국의 재무건전성 규제 강화와 금리인하가 꼽힌다"며 "시장금리가 하락할 경우 보험부채의 증가가 지급여력비율 하락에 영향을 미칠 수 있어 선제적 자본건전성 관리가 요구되고 있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