빗썸, 서버안정성 문제 수면 위로...1위 거래소 갈 길 멀어

주요 거래소 3사 가운데 서버용량 '꼴찌' 법인고객 유치 경쟁서 서버안정성 중요

2025-02-07     박금재 기자
빗썸

[녹색경제신문 = 박금재 기자] 빗썸의 서버안정성 문제가 도마에 올랐다. 계엄 사태 당시 트래픽이 몰려 서버가 먹통이 됐는데 이후 금융당국의 조사에서 서버용량이 부족하다는 점이 드러난 것이다. 

빗썸은 이에 서버 증설에 나섰지만 여전히 주요 3대 거래소 가운데 가장 동시접속자 수용능력이 가장 부족한 상황이다. 업계는 빗썸이 1위 거래소로 거듭나기 위해선 마케팅에 치중할 것이 아니라 서버안정성을 높여야 한단 지적이다.

7일 녹색경제신문 취재결과를 종합하면 금융감독원의 현장점검 결과 계엄 직후 주요 거래소 3사(업비트·빗썸·코인원)에서 발생한 전산장애의 주요 원인은 트래픽 집중에 따른 서버용량 부족으로 확인됐다. 

업비트의 평상시 동시접속자 수용능력은 50만명, 빗썸은 10만명, 코인원은 10만명이었는데 계엄 사태 때 이를 초과하면서 전산장애가 발생한 것이다. 금감원은 주요 거래소 3사에서 발생한 전산장애 주요 원인을 트래픽 집중에 따른 서버용량 부족으로 판단했다.

문제는 빗썸이 전산장애 이후 서버 증설에서도 소극적인 모습을 보였다는 것이다. 업비트는 90만명, 코인원은 50만명까지 동시접속자 수용능력을 키웠지만 빗썸은 36만명에 그쳤다. 규모가 한참 작은 코인원보다도 서버안정성이 부족한 셈이다. 

업계는 빗썸이 국민은행과의 제휴를 이뤄내며 고객 수를 크게 늘릴 가능성이 높아졌지만 서버 용량은 아직 역부족이란 관측이다. 계엄과 같은 상황이 다시 벌어진다면 서버가 먹통이 되는 일이 불가피하단 목소리도 나온다.

특히 빗썸이 최근 점유율을 높이기 위해 신규 상장에 열을 올리고 있는 점을 고려하면 서버안정성은 중요하다는 관측도 제기되고 있다. 인기가 많은 가상자산이 상장됐을 때 투자자들이 대규모로 몰릴 수 있기 때문이다. 서버가 불안정한 현상이 자주 발생하면 투자자 이탈로 이어질 수 있다. 

향후 벌어질 법인고객 유치 경쟁에서도 서버안정성은 큰 요인으로 부각될 전망이다. 법인고객의 경우 안전한 거래소를 선호하는 경향이 있는데, 이것이 빗썸의 약점으로 작용할 수 있단 의견이 나온다. 이는 동시접속자 수용능력이 더 큰 업비트와 코인원에게 법인고객을 뺏기는 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이에 업계는 빗썸에게 서버안정성을 키우는 일이 최우선 과제로 주어졌단 관측이다. 대규모 마케팅을 펼치는 대신 서버 증설에 투자를 펼쳐야 한다는 의견도 뒤를 따른다. 빗썸은 최근 '장애율 0%'를 선언한다는 공지를 게시했다가 3일 만에 삭제했는데, 이를 다시 목표로 삼고 고객들에게 신뢰를 다시 얻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가상자산 업계 관계자는 "빗썸은 과거부터 잦은 오류로 서버 관리에 소홀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을 받아왔다"면서 "국민은행과의 제휴를 통해 규모를 더욱 키운 만큼 서버 투자를 확대해 투자자들의 불안을 해소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