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테크윙 '큐브프로버' SK하이닉스 들어간다
이번주 데모테스트 돌입, 4월 PO 예상 1월 삼성 이어 1위 메이커 공급망 확보
[인사이트녹경 = 조영갑기자] 메모리 테스트 핸들러 전문 제조사 테크윙의 HBM(고대역폭메모리) 신규 검사장비 '큐브프로버(Cube Prober)'가 SK하이닉스 HBM 라인에 진입한다. 테크윙은 메모리 테스트 핸들러 부문 글로벌 1위 제조사다.
지난 1월 삼성전자에 큐브프로버 첫 양산공급을 개시한 테크윙은 글로벌 HBM 1위 메이커(점유율 기준) SK하이닉스까지 공급선을 확보하면서 시장의 기대감을 한 몸에 받게 됐다. 3위인 마이크론과도 공급 협의가 진행 중이다. 3사를 모두 잡게 되면 글로벌 HBM 검사시장의 판도가 뒤바뀔 전망이다.
12일 업계의 말을 종합하면 테크윙은 이번주 SK하이닉스에 큐브프로버의 데모장비를 입고하고, 정식 테스트를 진행한다. HBM 최대 고객사인 엔비디아가 6세대 HBM4 도입을 서두르고 있는 만큼 SK하이닉스의 양산 일정도 올 9월 가량으로 조정, 이르면 4월 경 SK하이닉스의 퀄(품질인증)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글로벌 1,2위 HBM 메이커 양산라인의 뒷문을 모두 테크윙이 책임지는 셈이다.
테크윙 관계자는 "구체적인 사항은 밝히기 힘들지만, 이번주 데모장비가 주요 고객사에 입고되고 정식 테스트를 진행한다"면서 "회사에서는 4월 중 PO가 나기를 기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업계에서는 테크윙이 지난해부터 HBM 주요 고객사와 큐브프로버 공급 협의를 진행한 터라 큐해당 데모-퀄 테스트가 매우 속도감 있게 진행될 거라고 보고 있다. 경쟁사 양산라인에 이미 도입이 된 상황이기 때문에 PO 전환 역시 사실상 확정됐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테크윙은 지난 2019년부터 다이(Die) 레벨 테스트 수행이 가능한 하이브리드형 검사장비 개발 프로젝트에 착수했다. AI 시장의 개화를 예상하고, 후공정 검사장비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목적이다. 이미 2023년 하반기 고객사 향 데모설비가 입고되는 등 양산공급 채비가 진행돼 왔는데, 지난해를 기점으로 메이커 간 경쟁이 격화되고 매출원가를 좌우하는 '수율이슈'가 대두되면서 빠르게 양산구간에 진입했다.
테크윙의 큐브프로버는 정밀한 비전(Vision) 기술을 기반으로 HBM을 개별 단위로 검사할 수 있는 신개념 검사장비다. 기존 HBM 검사 프로세스는 적층된 HBM 다이를 다이싱(칩 절단)하지 않은 상태에서 프로브스테이션에 올리고 테스트를 진행해 다이싱 이후의 불량을 검출하기 힘들었다. 하지만 큐브프로버는 웨이퍼 레벨이 아닌 다이(낱개의 칩) 레벨에서 테스트를 수행하기 때문에 테스트 시간 단축과 양품 판별의 효율을 크게 끌어올릴 수 있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그간 유일한 HBM 테스터라고 평가됐던 어드반테스트의 검사장비는 캐리어에 잇는 검사방식이라 양산에 유리하지 않았지만, 큐브프로버는 프로브 검사 형태로 다이 레벨에서 직접 칩 테스트를 진행하기 때문에 완전히 접근 방식이 다르다"고 평가했다. 그만큼 검사의 효율성이 올라간다는 의미다.
삼성전자 양산라인과 SK하이닉스 데모라인에 진입함으로써 양산 공급 여부를 둘러 싼 이견은 사라진 상태다. 이제 시장에서는 공급 대수에 주목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마이크론을 포함한 3사의 HBM 캐파에 맞춘다면 올해 300대 이상의 큐브프로버를 공급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테크윙에서는 보수적으로 120~150대 가량을 예상하고 있다.
투자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의 내년 말 캐파를 160~180K 수준으로 잡으면 이에 대응하는 큐브프로버 물량도 최대 200대까지 잡을 수 있다"면서 "하이닉스 역시 160K 수준으로 예상되는데 이 경우 동일하게 200대를 넣을 수 있다"고 말했다. 상반기 마이크론 PO까지 받는다면 최대 500대까지 늘어날 수 있다는 논리다. 큐브프로버 단일 매출이 메모리 핸들러 총 매출을 단번에 뛰어넘는 그림이 나올 수 있다.
테크윙 관계자는 "마이크론의 경우 4월 말을 PO 시점으로 예상하고 있는데, 현재 협의 중이라 테스트를 거쳐봐야 구체적인 일정이 나올 것"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