짙어지는 증권사 실적 양극화…1조 클럽 VS 적자 전환

대형 증권사, 해외 주식 투자 열풍 속 호실적 달성 미래에셋·삼성·메리츠 등 '1조 클럽' 재진입 반면 중소형 증권사, 부동산 PF 부담에 실적 악화 '여전' 금융당국, 3월 종투자 제도 개정...중소형 증권사 반등 기회 모색

2025-02-12     정수진 인사이트녹경 기자
여의도

[녹색경제신문 = 정수진 인사이트녹경 기자] 지난해 해외 주식 투자 열기가 뜨거워지면서 대형 증권사들은 뚜렷한 실적 성장세를 기록하며 ‘1조 클럽’에 속속 재입성했다. 반면, 중소형 증권사들은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이하 PF) 충당금 부담으로 실적 악화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대형사와 중소형사 간 수익성 양극화가 갈수록 심화되는 가운데, 금융당국의 종합금융투자사업자(이하 종투사) 제도 완화 검토가 중소형 증권사의 반등 기회가 될지 주목된다.

1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국내 주요 대형 증권사들은 미국 증시를 중심으로 한 해외주식 브로커리지(위탁매매) 수익 증가로 실적이 크게 개선됐다. 일부 대형 증권사는 다시 '1조 클럽'에 재진입하는 성과를 거뒀다. 

미래에셋증권의 2024년 연결기준 영업이익은 1조1589억원으로 전년 대비 122.4% 증가했다. 

삼성증권도 1조2057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62.9% 성장했다. 메리츠증권과 키움증권 역시 전년 대비 각각 19.7%, 94.5% 증가한 1조548억원과 1조982억원을 기록하며, '1조 클럽'에 합류했다. 

오는 13일 실적을 발표하는 한국투자증권 역시 지난해 3분기 연결 기준 누적 영업이익이 1조1587억원에 달해, '1조 클럽' 가입이 확실시된다.

대형 증권사들이 해외 주식 거래 증가로 뚜렷한 실적 성장세를 보인 반면, 중소형 증권사들은 여전히 실적 악화에 허덕이고 있다. 

현대차증권의 영업이익은 2023년 651억원에서 2024년 546억원으로 16.1% 줄었다 대신증권(-55.6%)과 유안타증권(-26.6%), 한화투자증권(-87.4%) 등도 영업이익이 대폭 감소했다. 

특히 SK증권(구 이베스트투자증권)은 1089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적자 전환했다. 다올투자증권(구 케이비티투자증권) 역시 영업손실 규모가 2023년 620억원에서 2024년 754억원으로 확대됐다.

금융업계 전문가들은 이러한 양극화 원인으로 해외주식 거래 활성화와 부동산 PF 충당금 부담 차이를 꼽았다. 

김인 BNK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해외 투자 열풍 속에 투자자들이 해외 투자 인프라가 잘 갖춰진 대형 증권사를 선호하면서 수익성 격차가 커졌다"며 "실제로 일부 증권사들의 4분기 해외 주식 수수료 수익이 국내 수수료 수익을 넘어서는 현상도 나타났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자본력을 바탕으로 부동산 PF 리스크를 해소한 대형 증권사들과 달리, 중소형 증권사 대부분은 여전히 부동산 PF 부담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점도 양극화를 심화시키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석훈 자본시장연구원 금융산업실장은 지난 22일 금투센터에서 개최한 ‘2025년 자본시장 전망과 주요 이슈’ 세미나에서 “대형 증권사 중심의 수익성과 시장 점유율 확대가 지속되고 있다"며 "(반면) 중소형사는 기존 사업 부문이 위축된 데다 신사업도 찾지 못하고 있어 중대형과 중소형사 간 수익성 격차는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금융당국의 종투사 제도 완화를 검토하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중소형사들의 실적 회복 가능성도 주목받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금융당국은 오는 3월 종투사 제도를 개정할 방침이다. 현재 종투사 제도개선으로는 △발행어음 관련 부동산 운용비율 등 운용규제 정비 △IMA 관련 초대형IB 지정기준 △발행어음 및 IMA를 하는 초대형IB의 건전성 규제 강화 △기업신용공여 관련 추가 신용공여한도 인정범위 조정 등이 검토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증권사의 건전성 평가를 위해 영업용순자본비율(NCR) 책정에 적용되는 위험 값을 조정하는 내용 등도 검토 대상이다.

김인 연구원은 "시장금리가 내려가고 종투사 규제가 완화되면, 중소형 증권사들의 업무 범위도 확대되면서 점진적인 수익성 회복도 가능할 것"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