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솟는 밥상·외식물가...정부, 가격조정 ‘칼’ 다시 빼들까?

국제 원자재 가격 상승에...국내 식재료 부담도 가중 자장면 한 그릇 7500원...계속해서 오르는 외식 물가 식품업계, 원가 부담에 연초부터 줄줄이 가격 인상 정부, 물가 안정 대책 강화 가능성 높아져...업계와의 갈등 심화될 전망

2025-02-19     서영광 기자

[녹색경제신문 = 서영광 기자] 최근 이상기후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인상 정책 등의 영향으로 국제 식재료와 가공식품 가격이 급등하고 있다.

국내에서도 자장면 한 그릇이 7500원에 육박하는 등 농산물 가격 상승으로 인해 밥상물가와 외식비 부담이 커지고 있다.

이에 따라 정부가 보다 적극적인 물가 안정 정책을 추진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다만 이를 둘러싼 정부와 식품·외식업계 간의 이해관계 충돌도 심화될 전망이다.

스타벅스의

19일 <녹색경제신문>의 취재를 종합하면 신선식품과 가공식품 가격이 급등하면서 서민들의 식재료 구입 및 외식비용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

먼저 한국소비자원 가격정보종합포털 ‘참가격’에 따르면 서울 기준 소비자가 많이 찾는 8개 외식 대표 메뉴 중 하나인 자장면은 지난해 12월 7423원에서 올해 1월 7500원으로, 한달새 77원 올랐다.

지난 2014년 10월만 해도 서울 지역 자장면 가격은 4500원선이었다. 이후 ▲ 2019년 10월 5000원대 ▲ 2022년 4월 6000원대 ▲지난 2023년 9월 7000원대로 매년 상승했고, 지난해 1월 7069원에서 1년만에 7500원이 됐다.

또한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 동향에서 가공식품과 외식 물가 지수 상승률은 각각 2.7%, 2.9%로, 전체 소비자물가 상승률(2.2%)을 상회했다.

물가 상승의 주요 원인으로는 이상기후에 따른 농산물 생산량 감소, 트럼프 대통령 주도의 관세 인상으로 인한 주요 식재료 수입 비용 증가, 그리고 원·달러 환율 상승으로 인한 원가 부담 증가 등이 꼽힌다.

이에 따라 식품사들과 외식업체들은 연초부터 줄줄이 가격 인상에 나서고 있다.

동아오츠카는 지난달 1일부터 ‘포카리스웨트’, ‘데미소다’ 등 주요 제품 가격을 100원씩 올렸으며, 대상은 지난달 16일 마요네즈, 후추, 드레싱 등 소스류 제품 가격을 평균 19.1% 인상했다.

버거킹은 지난달 24일 와퍼를 비롯한 일부 제품 가격을 100원씩 인상했고, CJ푸드빌이 운영하는 ‘빕스’는 지난 3일 샐러드바 성인 이용료를 1800원 올렸다.

스타벅스 코리아, 할리스, 컴포즈커피 등 일부 커피 프랜차이즈들도 지난달과 이달에 걸쳐 일부 제품 가격을 인상했다.

도미노 가격 인상 기조가 번지자, 일각에선 정부가 물가 안정 정책을 더욱 강하게 추진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정부는 앞서 식품·외식업계를 대상으로 가격 인상 자제를 요청했지만, 업계는 원가 부담 증가로 인해 더 이상 가격 동결이 어렵다는 입장을 밝혔다.

한 식품업계 관계자는 <녹색경제신문>에 “그간 원가가 큰 폭으로 상승했지만, 정부의 물가 안정 기조에 동참하기 위해 회사 차원에서 감내해왔다”면서 “더 이상의 부담은 감당하기 어려워 불가피하게 가격 조정에 나선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