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정의선, 전기차·로봇 등 '배터리 동맹' 확장...5년 전 '깜짝 만남' 재조명

2025-02-26     박근우 기자

[녹색경제신문 = 박근우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5년 전 배터리 공조에서 시작해 전기차, 로봇 등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삼성과 현대자동차가 로봇 전용 배터리 개발을 위해 손을 잡으면서 '배터리 동맹'이 한층 두터워지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재용 회장과 정의선 회장은 지난 2020년 이른바 '배터리 회동' 이후 5년 간 배터리 협업 영역이 점차 확장돼 왔다는 것. 

26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SDI는 지난 24일 경기도 현대차그룹 의왕연구소에서 현대차·기아와 '로봇 전용 배터리 공동 개발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이번 협업은 배터리 형태를 로봇에 최적화하는 한편 에너지 밀도를 향상시켜 출력과 사용시간을 대폭 늘린 로봇 배터리를 개발하는 것이다.

양사는 각각 보유한 자원과 전문 기술 역량을 한곳에 모아 로봇 최적화 배터리를 개발하고 다양한 서비스 로봇에 탑재하겠다는 공동 목표를 수립했다. 삼성SDI는 에너지 밀도 향상을 위해 고용량 소재를 개발하고 설계 최적화를 통한 배터리 효율 고도화를 추진한다. 현대차·기아 로보틱스랩은 신규 개발 배터리의 로봇 적용 평가 및 성능 고도화를 담당하게 된다.

이로써 삼성그룹과 현대차그룹은 배터리 공조 영역을 전기차, 로봇 등까지 확대하게 됐다.

양사는 이번 로봇 전용 배터리 업무협약 체결 배경과 관련 "각각 보유한 자원과 전문 기술 역량을 한 곳에 모아 로봇 최적화 배터리를 개발하고, 다양한 서비스 로봇에 탑재하겠다는 공동의 목표에 따른 것"이라고 설명한다.

두 그룹은 로봇 분야에서도 적극적인 시장 선점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

현대차·기아 로보틱스랩은 지난해 6월 성수동에 위치한 '팩토리얼 성수' 빌딩에서 딜리버리 로봇, 전기차 자동 충전 로봇, 첨단 안면 인식 기술 등을 활용한 서비스를 개시했다. 또 같은 해 11월에는 착용 로봇 '엑스블 숄더'를 처음 공개했다. 

삼성전자는 휴머노이드 개발 기업 레인보우로보틱스 지분을 인수, 자회사 편입에 나섰다. 축적한 인공지능(AI), 소프트웨어 역량에 레인보우로보틱스의 로봇 기술을 접목해 지능형 첨단 휴머노이드 개발에 본격 속도를 낸다는 계획이다.

한종희 삼성전자 대표이사 부회장은 지난 1월초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25'에서 "로봇 사업은 아직 시작 단계에 있지만, 새로운 기술을 유연하게 접목한다면 충분히 승산이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삼성SDI와 현대차·기아 사이의 배터리 협력을 계기로 5년 전 이재용 회장과 정의선 회장의 전격 회동이 재조명되고 있다.

당시 이재용 회장과 정의선 회장은 2020년 5월 삼성SDI 천안사업장에서 깜짝 만남을 가졌다. 

정의선 회장이 처음으로 삼성 사업장을 공식 방문했다는 점에서 주목받았다. 정의선 회장을 비롯 현대차그룹 경영진은 이재용 회장의 안내로 전기차 배터리 생산라인을 둘러본 뒤 차세대 핵심 기술인 전고체 배터리 개발 현황에 대해 브리핑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어 이재용 회장은 같은 해 7월 답방 형식으로 현대차·기아 남양기술연구소를 방문해 정의선 회장과 또 만났다. 이재용 회장은 차세대 친환경차와 도심 항공 모빌리티(UAM), 로보틱스 등 현대차그룹 미래 신성장 영역 제품과 기술에 관한 설명을 들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당시 "양사 경영진이 국내 자동차 연구개발 시설로는 최대인 남양연구소 전반을 둘러보며 미래 자동차 및 모빌리티 분야의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고 말했다.

이후 현대차는 삼성SDI와 배터리 관련 기술 교류와 선행과제 수행 등을 통해 파트너십을 강화하는 등 양사 간 배터리 협력에 가속도가 붙었다. 2023년 10월에는 전기차 배터리 공급 계약이라는 실제 성과로 이어졌다.

현대차그룹은 전기차(EV) 제조를 넘어 현대차 배터리 연구개발(R&D) 센터 설립 프로젝트 등 배터리를 자체 설계하는 기술 내재화 작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 간 미래 전동화 기술 개발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기 때문.

새롭게 조성될 연구시설에서는 전기차 배터리와 모터, 인버터 성능 연구와 모터 기반의 출력 성능 시험을 비롯해 배터리 기술 내재화를 위한 기술 연구 등 전기차 관련 다양한 연구활동이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