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유인나로 실속 챙긴 메리츠증권…삼성증권, 화제성만 잡아

메리츠·삼성證, 배우 유인나 시차두고 광고모델 기용…결과는 엇갈려 메리츠證 Super365 타고 예탁자산 4조원 넘게 급증 삼성證, 2019년 당시 화제성 최고…고객 유치 효과 '미미'

2025-02-28     정수진 인사이트녹경 기자
메리츠증권

[녹색경제신문 = 정수진 인사이트녹경 기자] 메리츠증권과 삼성증권이 5년 이란 시차를 두고 같은 모델인 배우 유인나를 기용하며 적극적인 마케팅을 펼쳤다. 하지만 결과는 극명하게 엇갈렸다.

메리츠증권은 유인나 모델을 기용한 수수료 무료 혜택 광고로 예탁자산과 고객 수가 급증한 반면 삼성증권은 화제성에선 주목도를 끌었지만, 실질적인 고객 유치는 목표치 달성에 미달한 것으로 확인된다. 같은 모델을 통해 실속은 메리츠증권이 챙겼고, 삼성증권은 화제성만 잡은 셈이다.

2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메리츠증권은 지난해 11월 배우 유인나를 기용함과 동시에 실질적인 고객 혜택을 강화하면서 큰 성과를 거뒀다. 메리츠증권은 지난해 11월 수수료 완전 무료 이벤트를 진행하며 Super365 계좌 예탁자산과 신규 고객이 급증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10월 말 기준 9200억원 가량이던 예탁자산이 이달 17일 기준으로 5조원을 돌파했다. 4조원 이상 급증한 것. 

고객 수도 급증했다. 기존 2만3000여명이던 고객 수는 최근까지 10만명까지 늘었다. 1인당 하루 거래대금 역시 수수료 제로 이벤트 이후 배수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경제 활동이 활발한 3040대의 비중이 60%로 가장 높아, 광고 효과를 톡톡히 봤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벤트 시행 이후 유입된 전체 고객수 중 3040대 남성 고객수 비중이 39%로 분석됐다.

메리츠증권 관계자는 "이벤트 시행 이후 일 평균 1000여명의 신규 고객이 Super365 계좌를 개설하고 있으며, 증가세는 여전히 지속되는 중"이라고 전했다.

배우

반면 5년전 같은 배우인 유인나씨를 기용한 삼성증권은 화제성만 잡았을 뿐 고객 증가 효과는 미미했던 것으로 확인된다. 삼성증권은 2019년 당시 온라인 기반의 자기주도형 투자자를 공략층으로 설정하고, 비대면 신규고객 30만명 유치를 목표로 마케팅을 전개했다. 당시 배우 유인나를 모델로 기용해 '영원히 0원' 캠페인을 진행하며 공격적인 홍보에 나섰다. 

'영원히 0원' 캠페인은 삼성증권 신규고객 및 휴면고객을 대상으로 비대면으로 계좌를 개설하면 온라인 국내주식 수수료를 평생 면제해 주는 이벤트였다.

캠페인 홍보 영상은 큰 화제를 모아 조회수 1000만뷰를 돌파했지만, 정작 연간 고객 목표치 달성에는 미치지 못했다. 삼성증권 관계자는 "당시 십몇만대의 신규 고객을 유치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의지치가 더 반영돼 목표치가 높았던 것"이라고 말했다. 30만명 유치 목표 대비 10만여명의 고객 확보에 그친 셈이다.

특히 주목되는 부분은 같은 배우를 기용했음에도 광고비 집행 측면에서 메리츠증권은 삼성증권에 비해 이득을 본 것으로 알려진다. 광고업계 관계자는 "5년전과 비교해 현재 유인나 배우의 광고비는 그때와 비교하면 낮아진 것으로 알고 있다"며 "실제로 메리츠증권과 삼성증권의 광고비 집행에서 메리츠증권이 가성비 좋게 계약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메리츠증권이 단순한 화제성 마케팅이나 단기 이벤트에 그쳤던 기존 증권사와 달리 고객이 체감할 수 있는 실질적인 혜택과 브랜드 이미지를 함께 제공한 점이 이번 광고의 성공 요인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보통 증권사들의 수수료 무료 이벤트는 길어야 6~12개월 수준이지만, 메리츠증권은 이를 2년 이상(내년 말까지)으로 장기적으로 운영하면서 효과가 극대화되고 있다"며 "단순한 단기 프로모션이 아닌 파격적인 장기 혜택이 고객 증가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