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관세 장벽에 해상운임 하락세…해운업계 수익성 '빨간 불'

SCFI, 이달 7일 기준 1436.3포인트 기록 고점이던 지난해 7월 대비 60% 이상 하락해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행보로 글로벌 물동량 감소 해상운임 하락세 지속되면 국내 해운업계 매출에 악영향

2025-03-12     정창현 기자

[녹색경제신문 = 정창현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취임 이후 관세 장벽 강화에 나선 가운데, 글로벌 해상운임이 급락하며 국내 해운업계의 수익성 악화가 우려되고 있다.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는 이달 7일 기준 1436.3포인트를 기록하며 지난해 7월 고점 대비 60% 이상 하락했다. 지난달 말(1515.29포인트)과 비교해서도 78포인트 가량 하락해 1500포인트선이 무너졌다.

SCFI의 급락은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행보에 따른 글로벌 교역 둔화와 맞물려 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이 대중 관세를 비롯해 세계 각국에 대한 관세를 대폭 인상하겠다는 방침을 밝히면서 시장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 이에 따라 글로벌 물동량이 감소하면서 해운업계의 운임 인상 여력이 제한되고 있다.

해운업계 관계자는 “해상운임이 지속적으로 하락하면 국내 선사들의 매출과 수익성에 큰 타격이 불가피하다”며 “특히, 중소형 선사들의 경우 비용 부담이 커지면서 업황 악화가 장기화될 가능성이 크다”고 우려했다.

[사진=HMM]

국내 주요 해운사들도 대응책 마련에 나섰다. 일부 선사들은 비용 절감을 위해 운항 노선을 조정하거나 선박 운영 효율화를 추진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HMM은 매출의 85%를 컨테이너선에서 창출하고 있어 수익 구조의 안정성을 높이기 위해 벌크선 확대에 나섰다. 현재 36척을 보유한 벌크선을 2030년까지 110척으로 늘릴 계획이며, 이에 따라 SK해운의 벌크선 사업부 인수를 추진하고 있다. 벌크선은 주로 원자재 운송에 활용되며, 장기 계약 비중이 높아 컨테이너선보다 시장 변동성의 영향을 덜 받고 안정적인 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는 점에서 전략적인 선택으로 평가된다.

이처럼 선사들이 사업 다각화를 통해 리스크를 줄이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지만, 고정비용이 높은 해운업의 특성상 운임 하락이 지속되면 영업이익률이 급감할 가능성이 높다.

해운업계 관계자는 “현재 운임 하락세가 지속될 경우 수익성이 낮은 선사들은 더 큰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다”며 “비용 절감과 사업 구조 조정 등 위기 대응 전략이 절실한 시점”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