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수생 케이뱅크, 조급한 상장 재추진...주관사 책임강화한 'IPO 제도개선' 부담됐나?

몸값 욕심보단 '상장 완주'에 초점둬야 50% 달하는 높은 구주매출 비중 LG CNS와 닮은꼴 실적 개선에도 악재 여전

2025-03-14     나희재 기자

[녹색경제신문 = 나희재 기자]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한 케이뱅크가 기업공개(IPO)를 재추진한다. 상장 계획을 철회한 지 2개월 만이다. 다만 업계에서는 IPO 시장이 녹록지 않은 점을 고려하면, 원하는 몸값보다는 상장 완주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14일 녹색경제신문 취재에 따르면, 케이뱅크는 지난 12일 이사회에서 기업공개(IPO) 추진 안건을 의결했다. 회사의 IPO 도전은 이번이 세 번째다. 케이뱅크는 2023년 2월 투자 심리 위축 등을 고려해 상장을 연기했으며, 올해 1월에는 기관투자자들의 수요 예측 부진으로 한 차례 더 IPO를 철회한 전력이 있다.

당시 케이뱅크는 상장 연기에 대해 “수요 예측 결과, 총 공모 주식이 8200만주에 달하는 현재 공모 구조로는 성공적인 상장을 위한 충분한 투자 수요를 끌어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시장에서는 상장 철회 당시와 현재의 기업 가치에 대한 해석이 크게 다르지 않아, 앞서 절반에 달했던 구주 매출 등 공모 구조 개선 없이는 공모 흥행이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이와 더불어, 기존 지속해서 제기되던 올해 10월 업비트와의 계약 종료와 2026년 7월 예정된 최대주주 BC카드와 재무적 투자자(FI) 간 동반매각청구권(드래그얼롱) 계약 등도 상장 압박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상반기 IPO 시장의 가늠자 역할을 했던 LG CNS의 경우, 공모가 밴드 상단 기준으로 30% 넘는 할인율을 적용하며 몸값을 낮췄음에도 공모가 대비 20% 이상 하락한 상태”라며 “시장에서는 좋은 평가를 받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지난번 수요 예측 결과를 반영해 평가액 대비 할인율 상단가 선정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LG CNS는 상장 당시 구주 매출이 50% 이상이라는 점에서 케이뱅크와 유사한 모습을 보였다. LG CNS는 상장 예심 당시 기업 가치를 7조원 수준으로 책정했으며, 장외 거래에서는 시가총액이 10조 원을 돌파한 적도 있다. 그러나 LG CNS는 증권신고서에서 몸값 눈높이를 6조원으로 대폭 낮춘 바 있다.

케이뱅크는 지난 IPO 추진 당시 몸값이 최대 5조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됐으나, 기업 가치에 대한 의견은 분분했다. 14일 기준 회사의 장외 거래 가격은 주당 7550원으로, 2조 8364억 원의 몸값을 기록 중이다.

오는 7월 시행 예정인 IPO 제도 개선 역시 몸값 선정에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해당 개선안은 ▲주관사 역할 책임 강화 ▲주관사 사전 취득분 의무 보유 강화 ▲기관투자자 의무 보유 확약 확대 ▲의무 보유 확약 위반자에 대한 제재 강화 ▲수요 예측 참여 자격 및 방법 합리화 및 참여 요건 강화 등을 담고 있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주관사 책임이 강화되는 만큼 리스크가 커져, 공모가 선정에 있어 보수적으로 접근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